○ 운석이 중요한 이유
운석은 지구 표면에 부딪치고 남은 작은 외계의 물체를 말합니다. 혜성이나 소행성에서 떨어져 나온 티끌이나 태양계를 떠돌던 먼지 같은 것들을 유성체라고 하는데, 이 유성체가 지구 중력에 이끌리면 대기 안으로 떨어지게 됩니다. 그러면 대기와의 마찰로 약 100km 상공에서부터 빛을 내며 타기 시작해 초속 11∼72km의 속도로 지상으로 떨어지는데 이를 유성, 흔히 별똥별이라고 하죠.
그럼 왜 운석이 중요할까요? 바로 지구를 포함한 태양계의 진화를 연구할 수 있는 중요한 물질이기 때문입니다. 운석을 연구하면 태양계가 어떻게 시작됐는지 알 수 있고, 또 다른 행성을 이룬 물질의 종류를 찾아 그 행성에 생명체가 사는지에 대한 비밀도 밝혀낼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운석이 바로 앨런힐스 운석입니다. 1984년 남극의 빙하에서 발견해 미국항공우주국(NASA)으로 보내진 운석인데요. 이 운석을 연구한 과학자들은 이것이 소행성의 파편이 아닌 화성의 돌이라고 결론지었고, 그 운석에서 ‘화석’으로 보이는 것을 찾아냈습니다. 자몽 크기의 흐린 초록빛 돌로, 그 안에는 탄산염이라는 미세한 금빛 입자가 들어 있다는데요. 지질학에서 탄산염이 존재한다는 것은 보통 물이 있는 장소에서 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물이 있는 곳에는 생명체도 있을 수 있으니 이 화석은 화성에 한때 물이 있었고, 지금도 있을지 모른다는 놀라운 증거가 된 것입니다.
지구의 역사도 운석이나 지각을 형성하는 암석, 화산 분출물 등의 연구를 통해 밝혀졌습니다. 아주 오래전 원시태양이 만들어진 후 주변을 떠돌고 있던 성운들이 서로 충돌해 커지면서 미행성(태양계가 생겨날 때 존재했던 것으로 생각되는 작은 천체)을 만들었는데, 그중에서 원시지구가 탄생했습니다.
○ 암석을 구성하는 광물
지금까지 알려진 광물의 종류는 3000여 가지나 되지만 지구의 암석을 이루는 주요 성분은 수십 종에 불과하고 이를 ‘조암광물’이라고 합니다. 또 다이아몬드는 금강석 하나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광물은 저마다 독특한 성질을 가지고 있어서 그 성질을 이용해 광물을 구별합니다. 가장 쉬운 방법은 바로 색깔이지만 비슷한 경우는 광물의 가루가 나타내는 색인 ‘조흔색’을 비교해 구별합니다.
광물을 구별하는 또 한 가지의 성질은 바로 무르고 단단한 정도, 즉 굳기입니다. 독일의 광물학자인 모스는 광물의 굳기를 쉽게 비교할 수 있도록 열 가지 광물의 상대적 굳기를 정해 ‘모스 굳기계’를 만들었습니다. 다른 광물에 흠을 낼 수 있는 광물이 흠이 난 광물보다 더 단단하다는 원리를 이용한 거죠. 즉, 굳기 2인 석고보다 굳기 3인 방해석이 더 단단하고, 그래서 방해석과 석고를 문지르면 방해석은 흠이 안 나지만 석고에는 흠이 생긴다는 겁니다. 이 모스 굳기계에서 가장 단단한 것이 바로 굳기가 10인 금강석, 다이아몬드입니다. 그러니 진짜 다이아몬드라면 그보다 굳기가 낮은 걸로는 절대 흠을 낼 수 없습니다.
○ 센 돌을 찾아라!
우리 주변의 돌 중에서 어떤 돌이 가장 센지 알아볼까요? 모스가 이용한 원리대로 서로 긁어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돌마다 그것을 이루는 광물이 다르기 때문에 단단한 정도도 다릅니다. 그래서 돌끼리 서로 긁어 보면 단단한 돌이 약한 돌을 긁어 상처를 내죠. 활석이나 석고 같은 아주 약한 광물은 손톱으로도 긁을 수 있습니다. 순서대로 놓아 보면 가장 센 돌을 찾을 수 있습니다.
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지질박물관에 가 보세요. 지각을 구성하는 암석의 종류, 운석, 광물, 화석 같은 지질표본을 볼 수 있습니다. 또 지름 7m에 이르는 국내 최대의 지구본에 재현된 한반도 주변 바다의 해저지형, 지구내부 모형, 공룡화석 등 돌과 지구의 역사에 대한 다양한 전시물이 있습니다.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자연사박물관에서는 지구의 탄생과 구조를 전시물을 통해 배우고, 여러 가지 광물과 암석 표본을 볼 수 있습니다.
어때요? 쓸모없는 돌이라 생각했지만 그 안에 지구와 태양계의 역사를 품고 있다니 놀랍지 않나요? 지역마다 자연사박물관이 있는 곳이 많이 있으니 이번 주말엔 재미있는 돌 구경을 떠나보세요.
고희정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