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 3개주로 軍 장갑차 이동… 제2크림사태 조짐에 美-러 또 충돌
친(親)러시아와 반(反)러시아로 갈린 우크라이나 사태로 미국과 러시아가 거센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도네츠크와 하리코프 루간스크 등 동부 3개주의 친러시아 시위대에 48시간 안에 무력 진압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우크라이나 특수부대가 8일 친러 시위대가 점거한 하리코프 주 청사를 탈환하고 친러 시위대를 체포하자 러시아는 “특수부대 배후에 미국이 있다”며 내전 가능성을 경고했다. 미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혼란을 일으키려고 선동 세력을 보냈다”고 반박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정부가 친러 시위대 진압을 위해 ‘그레이스톤’이라는 미국 민간회사의 용병을 썼으며 이들이 우크라이나군 조직 ‘팔콘’ 소속으로 위장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30km 떨어진 곳에 병력 4만 명도 집결시켰다. 이에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러시아가 개입하면 서방의 혹독한 경제 제재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8일 우크라이나 의회에서 알렉산드르 투르치노프 임시 대통령이 “러시아가 동부 친러 시위대에 개입했다”고 하자 우크라이나 공산당 대표인 친러파 의원 페트로 시모넨코는 “민간인을 군대로 진압했다”며 맞섰다. 반러 정당 UDAR의 대표이자 복싱 헤비급 챔피언 출신인 비탈리 클리치코 의원이 시모넨코를 끌어내자 친러파 의원들이 클리치코에게 달려들어 집단 몸싸움을 벌였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