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이냐고 묻자… 鄭‘○’ 李‘○’ 金‘△’

김황식만 답변 유보 9일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첫 TV 토론에서 ‘친박(친박근혜)’인지를 묻는 ○X 퀴즈에 정몽준 의원(오른쪽)과 이혜훈 최고위원(가운데)은 ○를 들었다. 하지만 김황식 전 국무총리는 답변 유보의 뜻으로 ○X판의 모서리를 들어 보이고 있다. 채널A TV 화면 캡처

9일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첫 TV토론에서 ‘나는 친박(친박근혜)이다’와 관련한 ○× 퀴즈가 눈길을 끌었다. 정몽준 의원과 이혜훈 최고위원은 주저 없이 ○를 들었지만 김황식 전 국무총리는 머뭇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김 전 총리는 ○도 ×도 보이지 않도록 판의 모서리를 들어 보였다.

이명박 정부의 마지막 총리였지만 청와대와 친박 핵심의 지지설이 제기된 점을 의식해 ‘절충형’ 답변을 한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총리는 “나는 박근혜 대통령과 개인적으로 특별한 친분이 없고 정치적으로 친박이라고 할 근거도 없다”고 했다.

친박과 껄끄러운 것으로 알려진 정 의원은 “나는 박 대통령과 초등학교 동기 동창이고 지난 대선 때 선대위원장을 맡았다”며 “가능한 한 많은 국민이 대통령을 좋아하는 분위기였으면 좋겠다고 해서 친박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박심(朴心)’ 논란에 대해 정 의원과 이 최고위원은 김 전 총리를 협공하는 모양새를 취하기도 했다. ‘원조 친박’인 이 최고위원은 “박 대통령이 누구를 낙점했다고 하는 것 자체가 ‘박심 팔기’이자 대통령을 욕되게 하는 것”이라며 날을 세웠다. 김 전 총리가 자신과 정 의원의 ‘빅딜설’을 제기한 것에 대한 불쾌감의 표시라는 분석도 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