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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이번 역은 ‘풍금 소리 득량역’입니다, 내리실 분들은 추억을 담아 가세요

입력 | 2014-04-11 03:00:00

전라∼경상 잇는 경전선 간이역… 역주변 1970년대 시골거리 재현




남도해양관광열차인 ‘S-트레인’을 타고 가다 전남 보성군 득량역에서 내리면 역장이 풍금을 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코레일 제공

전남 보성군 득량면 오봉리에 있는 득량역은 경상도와 전라도를 잇는 경전선 간이역이다. 1930년 영업을 시작한 득량역이 코레일의 문화공간 프로젝트로 새롭게 태어났다. 역 주변 거리는 1970, 80년대 시골 번화가의 모습으로 재현됐다. 초등학교, 문방구. 상회, 다방, 사진관, 이발관, 만화방 등 추억의 향수가 곳곳에서 묻어난다.

남도해양열차인 ‘S-트레인’을 타고 도착하면 풍금 치는 역장도 만날 수 있다. 역장 3명이 교대로 근무하며 ‘고향의 봄’ 등 동요를 들려준다. 대전을 출발해 전남 순천을 거쳐 광주 송정리로 향하는 S-트레인은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후 1시 17분 득량역에 도착한다. 17분간 정차하는 동안 승객들은 역장의 풍금 연주를 듣고 추억의 거리를 걷는다.

역 주변에 야생화 단지도 조성됐다. 2만 m²의 화단에는 비올라, 꽃잔디, 금잔화 등 야생화 5만여 본이 심어져 향긋한 꽃내음을 맡을 수 있다. 인근 오봉산 편백나무 숲과 소원바위를 연결하는 2km의 산책로와 쉼터도 있다. 체험거리도 늘어난다. 보성군은 ‘득량 추억의 거리 문화전시공간 조성사업’의 하나로 역전 롤러장과 오락실, 전시 공간을 조성하고 있다.

코레일은 S-트레인과 득량역을 테마로 한 철도여행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남만종 역장(42)은 “1일부터 S-트레인 승객을 위해 풍금 연주를 시작했는데 반응이 좋다”며 “역 왼편 500m 거리에 조성된 추억의 거리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그리 오래되지 않은 우리네 삶을 잔잔하게 되돌아볼 수 있는 공간”이라고 말했다. 득량역 061-749-2507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