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공천’ 의견조사 뚜껑 열어보니 당원 투표참여율 25.5% 그쳐
당심(黨心)이 민심(民心)을 눌렀다?
새정치민주연합이 기초선거 공천 여부와 관련해 일반 국민과 당원을 상대로 의견을 물은 결과 ‘공천해야 한다’가 53.44%로, ‘공천하지 않아야 한다’(46.56%)를 제쳤다.
일반 국민여론조사에서는 두 답변은 겨우 0.50%포인트 차이밖에 나지 않았다. ‘잘 모른다’는 의견을 제외한 두 여론조사 기관의 평균 비율은 ‘공천해야 한다’ 49.75%, ‘공천하지 않아야 한다’ 50.25%였다. A기관의 경우 공천 찬성은 48.59%, 공천 반대는 51.41%였다. B기관의 경우 공천 찬성 50.91%, 공천 반대 49.09%였다.
그러나 당원투표율이 지극히 낮다는 점이 눈에 띈다. 전체 당원은 35만2152명이지만 투표 참여자는 8만9826명에 그쳤다. 투표율 25.5%. 9일 저녁 “당원투표율이 지나치게 낮다. 30%가 안 된다”는 보고를 접한 지도부는 “무공천으로 결론지어질 것 같다”며 후폭풍을 걱정했다고 한다.
지난해 7월 당시 민주당이 ‘기초선거 공천 폐지안’을 당원투표에 부쳤을 때 투표율은 51.9%였다. 이때에 비해 투표율이 절반으로 떨어진 것이다. 거꾸로 ‘기초선거 공천을 반드시 이끌어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조직표 중심으로 투표에 참여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기초선거 공천을 강하게 주장해 온 일부 의원이 조사가 진행되는 도중 ‘공천에 찬성해야 한다’는 내용의 독려 메시지를 발송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안철수 공동대표 측은 무공천이 더 높은 찬성을 얻을 것으로 보고 승부수를 던졌다고 한다. 최근까지 여러 차례 비공개 시뮬레이션을 돌렸을 때 무공천이 55%대로 우위를 보였다는 것. 당 관계자는 “안 대표가 지나치게 낙관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