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코하마전 9회 동점서 등판… 1이닝 1안타 무실점 틀어막아
이듬해 선 감독이 ‘주니치의 수호신’으로 부활할 수 있었던 데는 뜻밖의 계기가 있었다. 선 감독은 요코하마와의 개막전에서 1점 앞선 9회 2사 3루에서 등판했다. 그의 2구째는 포수 미트를 맞고 뒤로 빠졌다. 폭투였다. 그런데 운이 좋았다. 포수가 재빨리 공을 잡아 베이스 커버를 들어온 선 감독에게 토스했고, 3루 주자를 홈에서 잡아내며 승리를 지킬 수 있었다. 선 감독은 “아, 올해는 되겠구나 싶었다. 잃어버렸던 자신감을 찾았다”고 했다. 그해 선 감독은 38세이브를 따내며 세이브 공동 1위에 올랐다.
올해 한신의 ‘끝판대장’으로 변신한 오승환(32·사진)에게도 첫 승이 이 같은 전기가 되지 않을까.
오승환은 하루 전 요코하마전에서 4-1로 앞선 9회 등판해 1이닝 동안 3안타를 맞고 2점을 내주며 간신히 세이브를 챙겼다. 하지만 이날은 11개의 공으로 상대 타자들을 제압했다.
선 감독의 첫해와 비교하면 출발이 나쁘지 않다. 선 감독은 개막전부터 블론세이브를 기록했고, 며칠 뒤 요미우리전에서는 3점 앞선 상황에서 홈런 2방을 맞고 무너졌다. 이에 비해 오승환은 힘겹지만 팀 승리를 지켜내고 있다. 이날 호투로 자신감도 크게 회복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