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反부패 싱크탱크 리청옌 주임
중국 베이징대 ‘염정건설 연구중심’의 리청옌 주임이 9일 연구중심 현판 앞에서 시진핑 정부의 반부패 투쟁을 설명하고 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중국 베이징(北京)대 ‘염정건설(廉政建設)연구중심’ 리청옌(李成言·64) 주임은 9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시 주석이 추진하는 반부패 투쟁의 요점은 권력을 제도의 새장 안에 가두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장쩌민(江澤民),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이 반부패 드라이브에 불만을 품고 시 주석에게 ‘속도 조절’을 요구했다는 외신 보도에 대해 “마오쩌둥(毛澤東) 전 주석도 ‘당내에 계파가 없으면 오히려 이상하다’고 말했다”며 “전현직 지도자가 가고자 하는 목표는 같으나 그 과정에서 이견이 있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자오쯔양(趙紫陽) 전 총서기가 회고록 ‘국가의 죄수’에서 다당제 등을 주장한 사실을 언급하며 “자오 전 총서기는 너무 시대를 앞서갔다”고 지적했다.
리 교수는 이어 ‘좋은 제도는 악인이 전횡을 못하게 할 수 있으나 나쁜 제도는 훌륭한 사람도 좋은 일을 할 수 없게 한다’는 덩샤오핑(鄧小平) 전 지도자의 발언을 상기시키면서 “반부패는 제도에 근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햇빛이 가장 좋은 방부제이듯 반부패의 핵심은 투명한 공개”라며 “관료의 재산과 정부 정보가 공개되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공산당 중앙과 정부가 반부패와 청렴을 위해 마련한 법률과 규정이 616개, 각 성 정부는 1538개에 이른다”며 “이처럼 규정만 넘쳐나는 것은 그만큼 어느 것도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현재 중국은 인치(人治)의 단계에서 법치로 넘어가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중국에서 대표적인 탐관(貪官)으로 지목됐던 후창칭(胡長淸) 전 장시(江西) 성 부성장의 사례를 들어 반부패 제도의 허점을 지적했다.
리 교수는 11일 베이징대에서 사단법인 ‘포럼오래’(회장 함승희) 주최로 열리는 ‘국가 개혁을 위한 2대 과제, 반부패와 금융개혁’ 한중 심포지엄에서 주제 발표자로 나선다.
2000년 4월 세워진 연구중심은 중국 대학의 첫 ‘반부패 싱크탱크’로 중국 반부패 드라이브의 핵심 기관인 중앙기율위원회에 수시로 보고서를 제출하고 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