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용차가 자동 세차장에서 나오다가 정면에 있던 휴게실로 돌진해 1명이 숨지고 3명이 크게 다쳤다. 정모 씨(57)가 몰던 NF소나타(LPG)는 11일 오전 11시 40분경 서울 서초구 방배동 가스충전소에서 세차를 마친 뒤 갑자기 속도가 높아지더니 10m 앞의 휴게실로 돌진했다. 이 사고로 휴게실에 있던 택시기사 정모 씨(64)가 사망하고 서모 씨(48) 등 3명이 다쳤다.
운전자 정 씨는 급발진 사고라고 주장했다. 정 씨는 “세차가 끝나 브레이크를 밟고 중립(N)으로 해뒀던 기어를 드라이브(D)로 바꾸는 순간 갑자기 차가 튀어나갔다”며 “몸을 일으킬 정도로 세게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멈추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정 씨 차량의 블랙박스를 보면 세차장에 초록 신호등이 들어온 뒤 차가 갑자기 속도를 내면서 3초 만에 휴게실을 들이받는다. 충돌 당시 시속은 30∼40km로 추정된다.
서울 방배경찰서는 정 씨를 과실치사상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사고 현장에 브레이크를 급하게 밟았을 때 생기는 검은 자국인 스키드 마크가 있고 목격자들이 “급발진할 때 발생하는 엔진 굉음이 당시엔 나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을 토대로 급발진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다만 운전 경력 27년인 정 씨가 가속페달과 브레이크를 헷갈렸을 가능성도 적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 씨 차량의 급발진 여부에 대한 정밀조사를 의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