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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판 커버스토리]청계천은 지금… 재복원 논란중

입력 | 2014-04-12 03:00:00

“자연 생태-역사성 더 살려야” 3700억 비용-수량 유지 관건




청계천을 ‘재복원’하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청계천 1단계 복원이 인공 하천으로 도심 경관을 정비하는 수준이었다면 2단계는 자연생태성을 되살리자는 것. 1단계의 ‘성급한 복원’을 비판하고 있지만 재복원도 급하게 추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시 자문위원회인 청계천시민위원회는 최근 2005년 청계천 복원 당시 미흡했던 부분을 개선·보완하는 내용이 담긴 ‘청계천 역사성 및 자연생태성 회복안’을 마련해 시에 건의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2012년 2월 ‘청계천 재복원’을 선언하고 그해 3월 위원회가 발족된 뒤 논의한 내용을 종합한 것. 청계천을 생태·역사하천으로 되살리자는 취지다.

위원회는 현재 청계천의 문제점으로 △역사문화성 결여 △미흡한 자연생태 △통행 불편 같은 질 낮은 보행 환경 등을 꼽았다. 이에 따라 직선형 수로를 곡선화하고 보(洑)를 철거해 물 흐름을 자연스럽게 바꾸자고 제안했다. 청계천에 끌어오는 한강 물을 점차 줄이고 상류 지천을 복원해 계곡수를 청계천 유지용수로 활용할 것을 시에 건의했다. 수표교를 원래 자리에 복원해 역사성을 되찾자는 의견도 냈다.

그러나 청계천의 원형 복원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의견이 나온다. 청계천은 원래 평상시에는 물이 흐르지 않는 건천. 한강 원수 공급을 중단하면 계곡수와 유출 지하수만으로 청계천 수량을 유지하기 어렵다. 조명래 시민위원장은 “현재 수량의 3분의 1 정도로도 생태계를 유지하는 데 문제가 없다. 오히려 수량이 적더라도 지천과 물길이 이어져야 진짜 수중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수표교 복원도 현재 장충단공원의 수표교 길이(26.5m)보다 청계천의 폭(22m)이 좁고, 원형 수표교의 교각과 상판 훼손이 심각해 현실적으로 원상태로의 복원은 어렵다는 견해가 나온다. 현재 장충단공원 수표교는 상판이 흔들리고 석재 사이의 굄돌 일부가 파손되는 등 붕괴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위원회는 “복원은 충분히 가능하며 의지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위원회는 2050년까지 청계천 재복원에 무려 3748억4000만 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다. 청계천 복원비용(3840억 원)과 맞먹는 금액이다. 백운동천, 삼청동천 물길 회복 등을 포함한 생태환경사업에 3297억 원이나 든다. 하지만 서울시는 아직 구체적인 예산 조달 방안이 없는 상태다. 서울시 관계자는 “보행친화거리 조성 등 단기간에 실현 가능한 부분은 기본설계 등 사업계획을 수립해 올해부터 시행할 것”이라며 “수표교 복원과 지천 복원 등은 타당성 여부를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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