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대전 한밭야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넥센의 프로야구 경기에서 넥센 선발 투수 하영민이 5회말 마운드에서 투구하고 있다. 대전|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5이닝 3안타 2볼넷 1실점 데뷔승
최고 146km 직구와 배짱 인상적
경기 전. 덕아웃에 앉아 있던 넥센 염경엽 감독 앞에 선발투수 하영민(19·사진)이 나타났다. “우리 차세대 에이스네. 파이팅 해보자!” 그러나 하영민은 감독의 장난에 아랑곳하지 않고 앞만 보며 지나쳤다. 잔뜩 긴장해서 아무 것도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았던 탓이다. 염 감독은 “아침부터 어쩔 줄 모르고 이리 왔다, 저리 갔다 하더라. 지금 얼마나 두근거리고 생각이 많겠는가”라며 재미있다는 듯 웃었다.
경기 후. 하영민은 한쪽 손에 공을 꼭 쥐고 방송 인터뷰를 했다. ‘2014. 4. 13. 대전구장 VS 한화’. 넥센 홍원기 코치가 직접 볼펜으로 날짜와 장소를 적어준 첫 승 기념구였다. 긴장감 때문에 얼굴이 잔뜩 굳어 있던 어린 투수는 비로소 “날아갈 듯이 기분이 좋다”며 만면에 웃음을 띄웠다. 넥센 선발 마운드에 희망의 빛을 안기는 미소이기도 했다.
하영민은 “경기 전에 긴장을 많이 했는데, 선배님들이 긴장을 풀어주시고 ‘즐기면서 하라’고 조언해주신 덕분에 잘 던질 수 있었던 것 같다”며 “프로 데뷔 후 1군 경기 출전이 생각보다 빨랐고, 선발 등판이라 더 큰 의미가 있었다. 승리 투수가 돼서 기쁨이 두 배가 된 것 같다”고 감격했다. 또 “부모님이 말씀도 안 하시고 야구장에 오셨는데 좋은 모습을 보여 드려서 정말 기분이 좋다”며 “기회 주신 감독님과 코치님, 도와주신 팀 선배님들께 모두 감사드린다”고 했다.
염 감독 역시 크게 기뻐한 건 마찬가지. 2차 드래프트 1번으로 지명한 하영민에 대해 스프링캠프 때부터 많은 기대를 했기 때문이다. 애리조나 1차 캠프에서 집중 조련한 뒤 대만으로 보내 일찌감치 선발 준비를 시켰을 정도로 ‘특별 관리’를 해왔다. 염 감독은 “기대했던 대로 하영민이 좋은 투구를 해줬다. 특히 강약조절과 경기운영능력 면에서 빼어난 모습을 보여 줬다”고 칭찬했다.
대전|배영은 기자 yeb@donga.com 트위터 @goodgoer
● 넥센 하영민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