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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스 면모 RYU, 4일 휴식에 맞춰라

입력 | 2014-04-14 03:00:00

애리조나전 7이닝 무실점 2승째
“5일 쉬고 등판 한국습관 몸에 배… 앞으로는 ML 시스템에 적응해야”




“놀라운 피칭이었다(It's amazing).”

미국프로야구 LA 다저스 전담 라디오방송(KLAC)의 해설자 케빈 케네디가 12일 애리조나를 상대로 7이닝 2피안타 1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한 류현진(사진)의 투구를 평가한 말이다. 최고의 찬사다. 원정 3연전 첫판에서 6-0 완봉승을 거둔 돈 매팅리 감독은 “우리가 원하는 모습이었다. 덕분에 불펜투수들이 휴식을 취했다”며 류현진의 호투를 칭찬했다. 2승 1패를 기록한 류현진은 평균자책점을 2.57로 낮췄다.

○ 에이스 피칭

12일은 메이저리그 3연전이 시작된 첫날이었다. 대부분의 팀이 에이스를 출격시켰다. 류현진은 이날 경기 뒤 스포츠 뉴스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MLB 네트워크 ‘퀵피치’의 진행자 하이디 와트니는 “오늘 각 팀의 에이스들이 등판했는데 류현진은 이들과 견줘 전혀 손색없는 투구를 했다”고 호평했다.

이날 최고의 피칭은 류현진과 한 차례 맞붙은 샌디에이고의 에이스 앤드루 캐시너였다. 디트로이트를 상대로 6-0 완봉승을 이끌었다. 9이닝 동안 1피안타 2볼넷 11탈삼진으로 역투했다. 류현진은 사실상 베스트 피칭 2위나 다름없다. 텍사스의 다르빗슈 유는 8이닝 1피안타 1볼넷 9탈삼진으로 쾌투했지만 승패는 작성하지 못했다.

지난 시즌 류현진의 천적 타자였던 애리조나의 골드슈밋은 이날 1회 헛스윙, 6회 스리 스트라이크 삼진으로 3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홈런 5개를 때리고 있는 마크 트럼보도 삼진 2개의 제물이 됐다. 류현진의 8개 탈삼진 가운데 3개가 스리 스트라이크였다. 몸쪽, 바깥쪽 피칭이 좋았음을 뜻한다. 99개의 투구를 하면서 70개가 스트라이크였다. 스트라이크 비율이 71%로 이날 등판한 에이스들 중 가장 높았다. 류현진은 경기 뒤 “지난 경기 때보다 제구가 잘됐다. 낮게 던지려고 의도한 게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 추가 휴식의 장단점

이날 경기 뒤 현지 언론의 초점은 류현진의 추가 휴식이었다. 메이저리그는 162경기의 장기 레이스여서 제5선발이 아닌 경우 4일 휴식 후 5일째 등판이 기본이다. KLAC는 “류현진이 평소보다 추가 휴식을 취한 후 아주 뛰어난 피칭을 했다. 한국에서는 항상 5일 휴식 후 등판했다”고 지적했다. 류현진도 “한국에서 5일 쉬고 등판했던 게 몸에 배어 추가 휴식을 취해 좋은 결과를 얻은 면도 있다”고 인정하면서 “앞으로는 메이저리그에 맞춰 나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기록도 류현진은 5일 휴식 후 6일째 등판이 가장 좋다. 7승 1패 평균자책점 2.12다. 4일 휴식은 5승 5패 3.79, 6일 이상은 4승 3패 2.56이다. 류현진의 몸과 기록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추가 휴식을 취하게 되면 선발 로테이션을 류현진 중심으로 매번 맞춰야 한다. 하지만 류현진이 3선발이기 때문에 곤란하다. 당장 다음 등판인 샌프란시스코 원정 때도 이 문제에 부닥친다. 15일이 이동일이다. 4일 휴식을 취하게 되면 5선발 폴 머홀름이 불펜을 지키면 된다. 하지만 류현진에게 하루 더 휴식을 줄 경우 머홀름을 샌프란시스코전에 투입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류현진은 4일 휴식 후 5일째 등판 리듬을 맞추는 게 맞다.

로스앤젤레스=문상열 통신원 moonsy102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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