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불쑥 찾는 ‘자카르타의 오바마’ 정계 입문한지 9년만에 대권 눈앞에
조코 위도도 자카르타 주지사(오른쪽)가 지난달 29일 자바 섬 서부 치안주르의 한 시장에서 투쟁민주당(PDI-P)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출처 KOMPAS
‘자카르타의 버락 오바마’로 불리는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주지사(53)는 총선일인 9일에도 평소와 다를 바 없는 소탈한 차림으로 투표소를 찾아 한 표를 행사했다.
출구조사 결과 위도도 주지사를 대선 후보로 지명한 제1야당 투쟁민주당(PDI-P)은 약 19%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다. 이제 세계의 관심은 7월 9일 실시되는 대통령 선거에서 위도도 주지사가 정계 입문 9년 만에 대통령에 오를 수 있을지에 옮겨지고 있다.
새로운 전통시장 개발, 수라카르타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도시 지정 등으로 전국적 인지도를 쌓은 그는 2012년에는 자카르타 주지사에 당선됐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같은 나이, 중앙 정계에 갑자기 등장해 전 국민적 지지를 받고 있는 점 등을 이유로 ‘자카르타의 오바마’라고 불리기도 했다. 결국 지난달 14일 PDI-P의 대선 후보로 지명됐다. 지난달 20일에는 포천지가 뽑은 ‘세계의 위대한 지도자 50인’ 중 한 명에 포함되기도 했다.
그가 인기를 얻은 이유 중의 하나는 ‘블루수칸(예정되지 않은 방문)’. 사전에 알리지 않고 빈민가, 수해지역 등을 찾아 서민들의 목소리에 직접 귀를 기울인 것이다. 공무원들이나 주민과 회의하는 모습을 인터넷에 공개하는 등 인도네시아의 기존 정치인들과는 다른 깨끗한 이미지를 쌓았다.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잡지 ‘템포’는 위도도 주지사를 ‘베착(사람을 앞에 태우는 3륜 자전거)’ 운전사로 묘사하기도 했다. 지난달 20일 로이모건리서치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위도도 주지사는 지지율 41%로 대선 후보 중 1위에 올랐다. 2위인 프라보워 수비안토 전 자카르타 전략군 사령관(63)과는 24%포인트 차이였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