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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개입할라… 우크라, 진압작전 눈치戰

입력 | 2014-04-15 03:00:00

“러가 사태 배후” “무력진압 부추겨”… 안보리서 서방國-러 치열한 설전




우크라이나 정부가 동부 도시의 관청을 점거한 친러시아 분리주의 시위대에 최후통첩을 보낸 가운데 13일 긴급 소집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서방국가와 러시아가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

서맨사 파워 주유엔 미국대사는 “우크라이나 유혈 사태는 러시아가 시나리오를 쓰고 배후 조종하고 있다는 사실이 명백하다. 러시아는 무고한 우크라이나 시민의 생명을 위태롭게 만드는 선전 선동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비탈리 추르킨 주유엔 러시아 대사는 “우크라이나에서 권력을 잡은 무리 중 신(新)나치주의자들이 자국민 무력 진압을 부추기고 있다”며 책임을 돌렸다.

유엔 안보리가 열리기 전 우크라이나의 알렉산드르 투르치노프 의회 의장 겸 임시대통령은 관청 건물을 점거 중인 친러시아계 분리주의 시위대에 대해 “점거를 계속한다면 군대를 동원한 대규모 대테러 작전을 펼칠 것”이라며 14일 오전 6시까지 떠나라고 최후통첩을 보냈다.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주지사는 이날 주 전역에 대테러 작전 체제를 발령했다. 그러나 전날 유혈사태로 사상자가 발생한 도네츠크 주 슬라뱐스크 도심 곳곳에서는 친러시아 무장대원들이 도심 곳곳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통행인에 대한 검문검색을 강화하며 맞섰다.

BBC방송은 “슬라뱐스크 탈환을 위한 최후통첩 시한이 지났지만 우크라이나 정부는 국경 부근에 4만 명을 배치한 러시아 군대의 개입을 우려해 선뜻 진압작전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중앙 정부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국경에서 멀지 않은 호를리우카 시에선 14일 수백 명의 친러시아 시위대가 경찰서를 점령하고 러시아 국기를 게양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정부는 천연가스 요금 인상을 요구한 러시아에 맞서 크림 반도에 대한 관개용수 공급을 기존의 3분의 1로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