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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부모가 체험 기회 넓혀야… 아이들을 ‘새장’에서 풀어주자

입력 | 2014-04-15 03:00:00

[행복 충전 코리아]진로탐색 프로그램 적극 활용을




박모 군(17)은 초등학교 때 쉬는 시간에 학교를 빠져나와 몇 시간씩 PC방에 파묻힐 정도로 심각한 게임 중독에 빠졌다. 상담도, 치료도 소용이 없자 부모는 극약 처방을 썼다. 인터넷 환경이 열악한 호주의 시골 학교로 박 군을 조기유학 보낸 것.

유학 5년 차인 박 군은 현재 미국 아이비리그 공대 진학을 준비하고 있다. 학교에서 수시로 학생들의 성격, 특성, 과목별 성취도를 검사하고, 이 자료를 누적해 분석하는 시스템으로 박 군이 컴퓨터 프로그래밍 능력이 뛰어나다는 걸 발견한 덕분이다.

학교가 학생마다 개성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개개인의 소질을 발견하는 데 힘을 쏟고, 원하는 분야에 몰두할 수 있도록 했기에 박 군은 일찌감치 미래를 준비할 수 있었다.

박 군이 한국에 있었다면 ‘공부 못하는 문제아’로 남았을 가능성이 크다. 학교에서 적성과 특기를 찾을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김성열 경남대 교육학과 교수는 “아이들의 진로를 위해 학교가 직간접적으로 폭넓게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줘야 한다”면서 “부모도 자녀가 ‘해볼 만하겠다, 좋아하게 될 것 같다’고 생각하는 분야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차원에서 우리 정부도 최근 진로교육 활성화에 관심을 기울이는 분위기다. 중학교 1학년 때 직업 세계를 체험하게 하는 자유학기제가 대표 정책이다. 하지만 아직 걸음마 단계라 학생과 학부모들이 쉽게 접근할 수는 없다. 대신 정부기관이나 사교육업체에서 제공하는 각종 테스트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대안이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커리어넷 사이트(www.career.go.kr)는 다양한 검사를 무료로 지원한다. 심리검사는 직업적성검사, 직업흥미검사, 직업가치관검사, 진로성숙도검사로 세분화돼 있다. 진로탐색 프로그램은 초등학교 저학년, 고학년, 중고교생별로 자기 이해 및 관심 직업을 알아볼 수 있다.

교육부와 직능원이 2001년부터 만들어온 ‘미래의 직업세계’도 참조할 만하다. 2011년 ‘직업편’이 업데이트된 데 이어 1월에 ‘학과’편 최신판이 나왔다. 전자책으로도 무료로 볼 수 있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 제작한 ‘e-진로채널’도 흥미롭다. 진로에 대한 동영상 200여 편이 진로 설계의 중요성과 여러 직업 현장의 얘기를 생생하게 알려준다. 인터넷 사이트(www.jinrojinhak.com)와 모바일 앱(진로채널)으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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