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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을 위한 행진곡’ 때문에 또…

입력 | 2014-04-15 03:00:00

[6·4 지방선거 D-50]
5·18 기념곡 지정싸고 정무委 파행
최경환 “野 4월국회 연계는 생떼”… 새정연 “지정 안하면 국민 뜻 무시”




발언대 아래 쌓인 명패 14일 국회 정무위원회가 열렸지만 ‘임을 위한 행진곡’ 기념곡 지정 문제로 참석이 허용되지 못한 국가보훈처장의 명패가 발언대 아래에 놓여 있다. 15일 별도로 열리는 국가보훈처 업무보고에서 여야 간 기념곡 지정문제 논의가 재개된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다음 달 5·18민주화운동 34주기를 앞두고 여야가 민중가요 ‘임을 위한 행진곡’을 5·18기념곡으로 지정하는 안을 두고 치열하게 공방을 벌였다.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는 14일 국회 상임위원회 간사 소집 회의에서 “애국가나 광복절, 3·1절 등 5대 국경일 노래도 기념곡으로 지정돼 있지 않다”며 “이런 상황에서 이것만 빼내 기념곡으로 지정하는 것은 또 다른 논란을 일으킬 수 있어 형평성을 고려해 (지정이)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5·18행사 때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합창하는 것은 무방하다”고 했다.

이어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최 원내대표는 “국회 정무위에서 야당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5·18기념곡으로 지정해주지 않으면 4월 국회를 보이콧하겠다고 했다”며 “정말 해도 해도 끝이 없는 야당의 발목잡기이고 생떼”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이윤석 새정치민주연합 수석대변인은 “색깔론에 부화뇌동해 정부와 새누리당이 ‘임을 위한 행진곡’ 기념곡 지정을 반대한다면 국민의 뜻을 무시하고 5월의 영령 앞에 큰 죄를 짓는 일이 될 것”이라고 반발했다. 민주당은 “지난해 6월에 여야 합의로 ‘임을 위한 행진곡 5·18기념곡 지정 촉구 결의안’이 통과됐으니 기념곡으로 지정하는 것이 순리”라며 새누리당을 압박하고 있다.

지난주 파행을 겪었던 정무위는 이날 오후 국무조정실과 공정거래위원회, 국민권익위원회에 대한 업무현안 보고는 예정대로 진행했다. 그러나 이날 예정됐던 국가보훈처 보고는 여야 간사 합의에 따라 15일 오후로 늦춰졌다. 새정치연합은 기념곡 지정 문제를 다루는 보훈처를 상대로 집중 공격할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보훈처 업무보고에서 해법을 찾지 못할 경우 정무위 법안소위에 계류된 470개 법안은 이번 임시국회에서 처리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새누리당의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선 ‘임을 위한 행진곡’의 기념곡 지정에 대해 미묘한 견해차가 표출되기도 했다.

전남 영암 출신으로 호남 몫 지명직인 유수택 최고위원은 “이 문제는 옳고 그름의 차원을 넘어선 선택의 문제다. 광주시민의 마지막 바람”이라며 기념곡 지정을 지지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군 장성 출신인 한기호 최고위원은 “5·18기념식은 국가 행사이기 때문에 지역뿐 아니라 전국적인 국민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한다”고 반대했다.

하태경 의원은 “임을 위한 행진곡뿐 아니라 어버이날, 스승의날 기념 노래들도 기념곡으로 지정해 국경일 노래 간 형평성을 높이는 대신 기념곡 지정 전까지는 제창이 아닌 합창을 하는 방식으로 여야가 합의해 소모적인 논쟁을 끝내자”고 제안했다.

동정민 ditto@donga.com·강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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