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대결 실종… 박근혜 vs 안철수 선거 무공천 회군… 安 키워드 ‘걱정’ 떠올라
○ 트위터에서 ‘안철수’ ‘박근혜’에 관심 집중
분석 대상은 2일부터 9일까지 해당 키워드가 들어간 트윗글 26만2733건이다. 2일 안 대표의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 당시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가 “너나 잘해”라고 막말성 발언을 하자 관심이 폭증했다. 이 기간에 안 대표는 박 대통령 면담을 요구하면서 청와대를 방문하고, 무공천 철회에 대한 당원의 의견을 묻겠다는 기자회견도 했다.
8일간 안 대표와 박 대통령에 대한 관심은 두드러졌다. 안 대표와 박 대통령에 대한 언급은 하루 평균 각각 1만3283건, 1만1242건이나 됐다. 안 대표 연설 당일(2일) 언급량은 1만5023건, 당원투표 기자회견 때는 1만8496건까지 치솟았다. 박 대통령에 대한 언급도 안 대표가 청와대를 방문한 4일과 박 대통령이 회담 제의를 거부한 7일 1만2000건을 넘어섰다. 정치 분야 핵심 키워드인 ‘새정치’ 언급은 하루 평균 6459건으로 두 사람에 크게 못 미쳤다.
이번 지방선거에선 인물이나 정책 대결이 뚜렷하게 부각되지 않고 있다. 결국 60%를 넘나드는 박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과 기초선거 공천 파동으로 잠시 주춤해진 ‘안철수 효과’가 승부의 가늠자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여권에서 박근혜 마케팅이 활발한 것도 이 같은 기류와 무관치 않다.
여야가 기초선거 무공천 여부를 놓고 격렬하게 충돌했지만 정작 트위터 공간에서 언급량은 하루 평균 1600건에 그쳤다. ‘(박근혜) 정권 심판’에 대한 언급도 하루 평균 254건으로 크게 이슈화가 안 되고 있다. ‘기초공천’은 ‘박근혜’와 ‘안철수’ 간 대립의 ‘도구’였을 뿐 정작 국민들의 관심은 크지 않은 셈이다.
○ ‘안철수’ 주변 부정적-현실적 키워드 늘어
안 대표와 연관되는 중심 키워드로 ‘걱정’이 들어간 것은 큰 변화다. ‘약속’ ‘새정치’ ‘신뢰’ ‘진심’ 등이 강조됐던 기존 분석과 달리 약속, 국민, 진심 등 키워드가 모두 ‘걱정’으로 모여들고 있다. ‘국민을 향한 진심 어린 태도’ ‘국민과의 약속’ 등 안 대표의 긍정적 이미지가 일정 부분 흔들리고 있다는 뜻이다. 다만 안 대표를 직접 비판하는 표현은 거의 없었다. 안 대표의 주요 지지층인 20, 30대가 트위터 주 이용자란 점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안 대표 주변 세부 키워드도 현실적인 단어들로 채워졌다. 안 대표에서 파생된 ‘박원순 서울시장’과 ‘새정치민주연합’ 키워드가 모두 ‘지지율’이란 단어로 이어지는 것은 안 대표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지율 하락에 대한 압박을 받고 있다는 의미다. ‘무공천’이 ‘철회’나 ‘정치생명’으로 이어지는 것도 안 대표를 바라보는 불안함을 대변한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