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한 그루, 푸른 한반도] ‘北에 나무심기’ 캠페인 참여 권오갑 현대오일뱅크 사장
‘나무 한 그루, 푸른 한반도’ 캠페인에 동참한 권오갑 현대오일뱅크 사장.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권오갑 현대오일뱅크 사장(63)은 북한을 방문하고 난 뒤부터 종종 ‘북한에 나무를 심어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6·25전쟁 직후 황폐함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던 북한 모습이 잊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동아일보와 기후변화센터가 공동 주최하는 ‘나무 한 그루, 푸른 한반도’ 캠페인이 시작되기 얼마 전에도 지인과 식사를 하면서 “북한 나무심기 캠페인을 하면 어떻겠느냐”는 얘기를 나눴다고 한다.
권 사장은 “나무로 무기를 만들 수는 없으니 북한에 돈을 주는 것보다 나무를 많이 심어주는 게 좋다”며 “해마다 반복되는 북한의 홍수와 산사태도 막을 수 있을 뿐 아니라 후손들까지도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권 사장은 주변 사람들로부터 ‘나무 박사’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나무에 관심이 많다. 그는 “어려서부터 나무들을 눈여겨봐 왔던 덕에 나뭇잎이 모두 지고 난 겨울철에 등산을 가도 나무 이름을 모두 맞힐 수 있다”고 했다.
경기 성남시 금토동 토박이인 그는 초등학교 시절 부친을 따라 뒷산에서 해가 질 때까지 나무를 심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는 “손가락 굵기만 한 소나무 묘목을 1000그루 넘게 심었는데 어린 나이에 정말 힘들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그때 심었던 나무가 엄청나게 자라 숲이 돼 있는 모습을 보고 뿌듯하다”고 말했다.
나무와의 인연은 직장생활을 시작한 뒤에도 이어졌다. 1993년 현대학원 사무국장으로 근무할 당시 그는 서울대 수목원장이던 고 김태욱 서울대 농대 교수와 함께 울산에 어린이 자연학습원을 만들고 ‘생명의 나무교실’을 열었다. 권 사장은 “초중고교생들을 자연학습원에 초대해 나무 이름 맞히기, 나무에 보내는 글짓기 같은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나무의 소중함을 가르쳤다”고 설명했다.
“나무 10그루가 배출하는 산소는 성인 한 사람이 호흡할 수 있는 양입니다. 다른 사람이 심은 나무로 평생 맑은 공기를 마시며 살았다면 자기도 죽기 전에 그만큼 나무를 심어야 하는 것 아닐까요.”
권 사장은 기업인들부터 ‘나무 한 그루, 푸른 한반도’에 동참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요즘은 만나는 사람마다 북한 나무심기 캠페인에 동참하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대기업들만 동참해도 금방 북한의 산을 푸르게 할 수 있을 것 아닙니까. 직접 북한에 가서 나무를 심을 수는 없겠지만 동아일보 캠페인 덕분에 북한에 다녀온 뒤 10여 년간 생각했던 일을 드디어 이룰 수 있게 돼 기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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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우 기자 pj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