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행(航行)안전시설을 발주하면서 2009∼2011년 납품업체로부터 1억2000만 원의 현금과 2200만 원어치의 기프트카드, 2100만 원 상당의 고급 룸살롱 향응을 받은 공항공사 과장이 검찰에 구속됐다. 구매 담당 중간간부였던 그는 ‘갑(甲)’의 우월적 지위를 악용해 납품업체에 계약 체결 대가로 지속적으로 금품과 향응을 요구했다가 뒤늦게 덜미가 잡혔다. 검찰은 각각 2000만 원 안팎의 기프트카드를 받아 챙긴 부장과 전직 센터장 등 상급자 세 명도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의 요구와 횡포를 견디다 못한 납품업체 사장이 고민 끝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실도 드러났다.
▷국내 15개 공항 중 국제선 전용인 인천국제공항은 인천공항공사가 관리, 운영한다. 김포 김해 제주공항 등 나머지 14개 공항은 모두 한국공항공사 관할이다. 공항 수가 여럿이다보니 각종 납품업체와의 거래도 많다. 서울중앙지검이 이번에 발표한 수사 결과를 보면 공항공사가 9년간 자랑한 윤리경영은 공염불에 그쳤다. 직원들이 뒷돈을 챙긴 시점은 김석기 공항공사 사장이 작년 10월 취임하기 전이지만 김 사장도 책임을 느껴야 한다.
권순활 논설위원 shk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