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여객선 침몰 참사] “46개 구명보트 쇠사슬로 묶어” 주장도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한 여객선 세월호의 선사인 청해진해운이 사고 발생 이후 형식적 사과만 한 채 무책임한 대응으로 일관해 빈축을 사고 있다.
김한식 청해진해운 대표(73)는 사고 발생 36시간 만인 17일 오후 9시경에야 본사 사무실이 있는 인천연안여객터미널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피해 가족과 국민께 진심으로 사과하고, 특히 안산 단원고 어린 학생들이 안타깝다”라고 대국민 사과를 발표했다. 하지만 취재진이 ‘선장 등 승무원이 먼저 대피했다는 지적을 어떻게 생각하느냐’ 등 잇단 질문을 던졌지만 “죄송할 뿐 할 말이 없다”며 1분여 만에 회견을 마친 뒤 휠체어를 타고 자리를 떴다.
청해진해운은 16일 사고 직후 사고대책본부를 꾸려 피해 가족의 생사 등을 알려주기로 했으나 가족과 취재진이 몰려들자 17일 아예 본부를 폐쇄하고 사무실 문을 걸어 잠갔다. 선사는 이날 오후 4시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정부 쪽에서 창구를 일원화했기 때문에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내용만 간단히 발표했고 구체적인 사고 관련 내용에 대해선 “조사 중”이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한편 세월호에 설치된 46개의 구명벌(물에 닿으면 자동으로 펴지는 구명보트)이 쇠사슬로 묶여 있었다는 주장이 나오는 등 구명 장비 부실이 대형 참사를 부채질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인천=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