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여객선 침몰]국내외 표정 6·4 지방선거 중대변수로
전남 진도 여객선 침몰 사고에 대해 여야는 18일 “지금은 구조 활동에 전념할 때”라고 입을 모았다. 어설픈 대응으로 자칫 민심을 자극하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었다. 물밑에선 이번 사고가 임박한 6·4지방선거에 미칠 파장을 점검하고 있지만 누구도 쉽게 예측하기 힘든 모습이다.
새누리당은 18일 주요 당직자 회의를 사고대책특별위원회 회의로 대체했다. 황우여 대표는 “생존자를 구조하는 것이 가장 중대한 급선무”라며 “또 현장에서 급박하게 들려오는 목소리는 절대 소홀히 여기지 말고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위 위원장인 심재철 최고위원은 “구조와 사고 수습이 제대로 될 수 있길 기원하면서 야당과 협조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사고대책특위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지휘체계를 정비해 정홍원 국무총리가 총괄 지휘하도록 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정신과 전문의 출신인 신의진 의원은 경기 안산 단원고 학생들과 그 가족들의 심리치료에 나서기로 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박근혜 정부와 여당에 부담이 되는 사안인 만큼 사고 조기 수습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16, 17일 사고 현장을 다녀온 안철수 공동대표는 “사고 현장의 가족들이 원하는 것은 체계적 구조 활동과 정확한 정보 전달이었다”라며 “대통령과 정부는 구조에 만전을 기해 달라. 국민의 안전을 위해 정부가 노력하면 우리도 200%, 300%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대참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다가는 바로 역풍을 맞을 수 있어 의원들에게 각별히 조심해줄 것을 당부, 또 당부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야권 일각에선 6·4지방선거 연기론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새정치연합의 한 당직자는 “여당에서 선거 연기 방안을 검토했다고 한다. 지방선거 연기를 위해서는 공직선거법을 개정해야 한다”며 “김한길 공동대표에게 이런 내용이 보고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새누리당 핵심 관계자는 “당 차원에서 검토한 적이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한편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은 사고가 난 배에서 승객보다 먼저 탈출해 사상자를 내는 선원에 대해 최고 무기징역형에 처할 수 있도록 하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 개정안’을 마련해 다음 주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행 특가법은 선박 간 충돌 사고 시 도주한 선장과 선원만 가중 처벌하도록 돼 있고, 선원법은 선박 위험 시 조치 규정을 위반했을 때 최대 5년의 징역형을 내릴 수 있게 돼 있다. 다만, 김 의원이 제출한 개정안이 통과되더라도 소급 적용은 할 수 없어 세월호 침몰 사고와 관련해선 적용되지 않는다.
민동용 mindy@donga.com·강경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