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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 오빠, 노래를 불러줘요… 하늘에서도”

입력 | 2014-04-19 03:00:00

[진도 여객선 침몰]애타는 가족들
가수 꿈 이다운군 빈소 조문 이어져… “목터져라 연습하더니… 늘 기억할것”




“잊지 않을게요” 전남 진도 앞바다에서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한 지 사흘째를 맞은 18일 이번 사고로 목숨을 잃은 경기 안산 단원고 이다운 군의 빈소가 마련된 안산 한도병원 장례식장에서 친구들이 흐느끼고 있다. 안산=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여객선 침몰 사흘째인 18일 오후 경기 안산 한도병원 장례식장 장미실 분향실. 세월호 침몰로 숨진 안산 단원고 이다운 군(17)의 빈소 앞 복도에는 교복을 입은 학생들과 검은 옷을 입은 어른들로 붐볐다.

33m² 크기의 분향실 안엔 교복을 입은 학생 8명이 서 있었다. 다운이의 친구들이었다. 아이들은 눈물을 뚝뚝 떨어뜨리며 멍하니 다운이의 영정 사진을 바라보고 있었다. 다운이의 할머니는 교복을 입은 아이들을 보더니 “아까워서 어떡해”라며 통곡했다. 영정 속의 다운이는 앳된 얼굴이었지만 뽀얀 피부에 작은 얼굴, 또렷한 이목구비를 가진 미남이었다.

작은아버지 이기호 씨(38)는 “다운이는 누구나 다 좋아하는 애늙은이”라고 했다. 그는 “겉과 속이 다르다고 해야 하나…. 겉으로는 되게 밝은데 속은 정말 깊은 아이였다”며 “그래서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찾아오나 보다”라고 말했다.

다운이의 분향실에는 유독 사람이 많았다. 심지어 다운이가 다니던 미용실 아주머니, 동네 곱창집 주인도 다녀갔다고 한다. 이 씨는 “다운이가 자주 가던 곱창집 주인도 오셨는데 다운이가 거기서 기타 치고 노래를 불렀다고 한다”고 말했다.

다운이는 가수가 되는 게 꿈이었다. 밴드 동아리를 하던 다운이는 노래를 잘 불렀고 기타도 잘 연주했다고 한다. 같은 학교 선배인 한 여학생은 “수련회 같은 데를 가면 꼭 노래를 불렀는데 정말 노래를 잘했다”고 말했다. 이어 “얼굴이 잘생겼고 성격도 좋아서 인기가 많았다”고 기억했다. 안산 단원고 다운이의 반 앞에는 ‘다운 오빠 보고 싶어요. 노래 듣고 싶어요’, ‘많이 힘들었죠. 편히 쉬고 있어요. 너무 보고 싶어요. 다운 오빠’라고 쓰인 포스트잇이 많이 붙어 있다. 다운이는 수학여행 가기 1주일 전부터 가서 부를 노래를 연습했다고 한다. 다운이의 한 친구는 영정을 보며 말했다. “가수가 꿈이라고 했는데 다운이는 이미 가수예요. 학교 친구들부터 동네 사람들까지 모두 다운이의 노래를 들었다면 기억해줄 테니까요.”

안산=김성모 기자 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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