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홍진환 기자
사고 당시 세월호가 제주 교통관제센터(VTS)에 이어 진도 VTS와도 교신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된 것. 앞서 세월호는 사고 당시인 16일 9시 5분 제주 VTS와 교신한 것으로만 확인됐다.
범정부 사고대책본부는 20일 세월호가 사고 당일인 16일 오전 8시 55분 제주 교통관제센터에 신고한 뒤 11분이 지난 후 오전 9시 6분부터 9시 37분까지 진도 교통관제센터와 교신한 내용을 담은 녹취록을 공개했다.
이에 진도 VTS는 세월호에 구명동의 착용 등 승객에 대한 구호조치를 지시하는 동시에 주변 선박들에 이 같은 사실을 알리고 구호에 나서 줄 것을 적극 주문했다.
사고 당일 9시 7분경 진도 VTS가 "세월호 귀선 지금 침몰 중이냐"는 질문에 세월호는 "배가 금방 넘어갈 것 같다"고 대답했다. 이어 승객의 안전 및 대피 여부를 묻는 진도 VTS의 질문에는 "배가 기울어져 움직이기 어렵다"면서 구조를 요청했다.
9시 14분경 진도 VTS가 "세월호 현재 승객이 탈출이 가능하냐"고 묻자, 세월호는 "배가 많이 기울어져 탈출이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침수 상태에 대해선 "지금 50도 좌현으로 기울어져 있다"고 설명했다.
9시 23분경 진도 VTS는 세월호에 "최대한 나가셔서 승객에게 구명동의 및 두껍게 옷을 입을 수 있게 조치하라"고 지시했다. 또 25분경 세월호 승객 탈출에 대해 "그쪽 상황을 모르기 때문에 선장이 최종 판단을 해서 승객을 탈출 시켜라"고 조언했다.
세월호는 9시 37분경 "배가 60도 정도 좌현으로 기울어졌다. 지금 (구조하러 온) 항공기까지 다 떴다"는 내용을 끝으로 교신이 중단됐다.
한편, 16일 오전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동 북쪽 1.8마일 해상에서 인천을 출발해 제주도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했다. 세월호에는 수학여행을 떠난 경기도 안산 단원고등학교 학생 및 교사 등 476명이 탑승했다. 20일 오후 2시 30분 현재 사망 56명, 구조 174명, 실종 246명으로 집계됐다.
:: VTS란? 해상교통관제시스템(Vessel Traffic Service) ::
항만의 안전 운항과 효율성 제고를 위해 실시하는 해상 교통 서비스. 해상교통상황을 적시에 제공해 선박 내의 항해 의사 결정과정을 지원.
● 세월호-진도VTS 31분간 교신 전문
범정부 사고대책본부는 20일 세월호가 사고 당일인 16일 오전 8시 55분 제주 교통관제센터에 신고한 뒤 11분이 지난 후 오전 9시 6분부터 9시 37분까지 진도 교통관제센터와 교신한 내용을 담은 녹취록을 공개했다.
이 녹취록에는 진도 VTS와 세월호 간 31분간 교신했던 긴박한 내용이 담겨 있다. 이하 진도 VTS와 세월호 간 교신내용 전문.
▼9시 6분▼
- 진도 VTS: 세월호, 진도연안 VTS 감도있습니까?
- 진도 VTS: 세월호, 세월호 진도연안 VTS (2번 반복)
▼9시 7분▼
- 세월호: 진도 VTS, 세월호
- 진도 VTS: 세월호, 세월호 여기 진도연안 VTS 귀선 지금 침몰중입니까?
- 세월호: 예, 그렇습니다. 해경 빨리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9시 10분▼
- 세월호: 진도 VTS, 여기 세월호
- 진도 VTS: 여기 진도연안VTS
- 세월호: 저희가 기울어서 금방 뭐…넘어갈 것 같습니다.
- 진도 VTS: 네 귀선 승선원은 어떻습니까? 둘라에이스가 최대한 빨리 귀선으로 접근 중에 있습니다.
- 세월호: 너무 기울어져 있어 거의 움직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9시 12분▼
- 진도 VTS: 세월호, 여기 진도연안 VTS 지금 승선원들은 라이프래프트 및 구조보트에 타고있습니까?
- 세월호: 아니 아직 못타고 있습니다. 지금 배가 기울어서 움직일 수가 없습니다.
▼9시 13분~14분▼
- 진도 VTS: 현재 승선원이 몇 명입니까?
- 세월호: 네, 450명입니다. 약 500명 정도 됩니다.
- 진도 VTS: 네, 현재 인근선박 둘라에이스호가 가고 있습니다.
- 세월호: 네, 빨리 좀 와 주십시오.
- 진도 VTS: 주변에 어선들까지 다 연락을 취하고 있습니다. 세월호 현재 승객들이 탈출이 가능합니까?
- 세월호: 지금 배가 많이 기울어서 탈출이 불가능합니다.
- 진도 VTS: 최대한 경비정 및 어선들을 연락을 취해서 그쪽으로 가고 있습니다.
▼9시 17분~18분▼
- 진도 VTS: 세월호 여기는 진도 VTS 감도 있습니까? (4회) 현재 침수상태가 어떻습니까?
- 세월호: 지금 50도 이상 좌현으로 기울어져 사람이 좌우로 움직일 수 없는 상태이며, 선원도 라이프자켓 입고 대기하라고 했는데.…사실 입었는지 확인도 불가능한 상태이고 선원들도 브리지 모여서 거동이 움직일 수 없는 상태입니다. 빨리 와주시기 바랍니다.
- 진도 VTS: 네, 알겠습니다. 세월호 현재 물이 얼마나 차 있습니까?
- 세월호: 그것도 확인이 안 되고 있습니다. 지금 데크에 컨테이너 몇 개가 빠져 나간 거는 선수에서 확인이 되는데 이동이 안 돼서 브릿지에서 좌우로 한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는 상태여서 벽을 잡고 겨우 버티고 있는 상태입니다.
- 진도 VTS: 근처 둘라에이스호가 접근 중에 있습니다.
- 세월호: 네, 알겠습니다.
▼9시 21분 ~22분▼
- 세월호 : 해경이 구조차 오고 있습니까? 오는데 얼마나 걸리겠습니까? 항무제주 세월호 감도있습니까?
- 진도 VTS: 세월호 지금 둘라에이스호가 접근 중에 있는데 Alongside가 불가한 상태로 대기 중에 있습니다.
- 세월호: 네, 해경이 오는 데에 얼마나 걸리겠습니까?
- 진도 VTS: 네, 잠시만요.
▼9시 23분~24분▼
- 진도 VTS: 경비정 도착 15분 전입니다. 방송하셔서 승객들에게 구명동의 착용토록 하세요.
- 세월호: 현재 방송도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 진도 VTS: 방송이 안 되더라도 최대한 나가셔서 승객들에게 구명동의 및 두껍게 옷을 입을 수 있도록 조치바랍니다.
- 세월호: 본선이 승객들을 탈출시키면 구조가 바로 되겠습니까?
- 진도 VTS: 라이프링이라도 착용시키고 띄우십시오. 빨리!
▼9시 25분~26분▼
- 진도 VTS: 세월호 인명탈출은. 선장님이 직접 판단 하셔서 인명 탈출 시키세요. 저희가 그쪽 상황을 모르기 때문에 선장님께서 최종 판단을 하셔서 승객 탈출 시킬지 빨리 결정을 내리십시오.
- 세월호: 그게 아니고 지금 탈출하면은 바로 구조할 수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 진도 VTS: 경비정이 10분 이내 도착할겁니다.
- 세월호: 10분 후에 도착 한다고요?
- 진도 VTS: 네, 10분정도 소요됩니다. 10분!
▼9시27분~28분▼
- 진도 VTS: 세월호 1분 후에 헬기가 도착 예정입니다.
- 세월호: 잘 안 들립니다. 천천히 또박또박 말씀해 주십시오.
- 진도 VTS: 1분 후에 헬기 도착 예정입니다.
- 세월호: 다시 말씀을 해주십시오.
- 진도 VTS: 곧 헬기가 도착 예정입니다.
- 세월호 : 승객이 너무 많아서 헬기 가지고는 안 될 거 같습니다.
- 진도 VTS: 헬기도 도착할거고요. 인근에 있는 선박들도 접근 중이니까 참고 하십시오.
▼9시 32분▼
- 세월호: 진도VTS, 여기 세월홉니다. 감도있습니까?
- 진도 VTS: 세월호 말씀하세요.
- 세월호: 저, 현위치 위도 34도 10분, 125도 57분입니다, 57분.
- 진도 VTS: 네, 귀국 위치 확인했습니다.
▼9시 37분▼
- 진도 VTS: 세월호, 세월호, 진도 연안VTS
- 세월호: 네, 세월호, 세월홉니다.
- 진도 VTS: 현재 침수 어떻습니까? 침수요.
- 세월호: 침수상태 확인불가하고, 지금 머 일단 승객들은 해경이나 옆에 상선들은 50m근접해있고, 좌현으로 탈출할 사람만 탈출시도 하고 있다는…방송했는데 좌현으로 이동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 진도 VTS: 네, 알겠습니다.
- 세월호: 배가 한 60도 정도만 좌현으로 기울어져 있는 상태고, 지금 항공기까지 다 떴습니다. 해경 (마지막 교신)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