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재 기자
역사영역 문제 예시로는 천마도가 출토된 지역을 묻는 문제와, 신라에 대한 올바른 설명을 고르는 문제가 제시됐습니다. 예시 문제만 보면 난이도가 아주 높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외국어와 자격증에 치중하느라 역사 공부를 등한시한 지원자라면 이런 난이도만으로도 상당한 부담이 될 것입니다.
SK 측은 역사영역을 추가한 이유에 대해 “사회적으로 역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 않으냐”며 “평가 기준을 다양화하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삼성그룹은 이달 13일 ‘삼성직무적성검사(SSAT)’ 직무상식 영역 문항 중 20%가량을 역사 관련 문제로 냈습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현대자동차는 역사 에세이 시험을 보게 했는데 ‘석굴암, 불국사, 남한산성 등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한국 문화유산 중 두 개를 골라 설명하라’ 등의 문제가 나왔다고 합니다. 2008년 민간기업 최초로 한국사능력시험을 도입한 GS그룹은 GS칼텍스 등 일부 계열사에서 시행하던 제도를 올해부터 전체 계열사로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국사편찬위원회에서 주관하는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의 지원자가 최근 크게 늘었다는 후문입니다. 지원자들 사이에서는 ‘국사가 또 다른 스펙이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하지만 학점, 자격증 등 천편일률적으로 스펙을 따지던 기업들이 ‘제대로 된 역사관을 가진 인재를 뽑겠다’는 쪽으로 선회한 것은 분명 환영할 만한 일입니다. 이런 움직임을 계기로 역사를 포함한 기초학문에 대한 청년들의 관심이 높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장원재·산업부 peacecha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