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간다, 도시가 산다]<18>전남 곡성군 유일한 대기업 금호타이어 공장
전남 곡성군 입면에 있는 금호타이어 곡성공장(왼쪽 사진). 공장 부근에서 파파야와 망고 등 아열대성 작물을 키우는 정재균 씨는 “2008년 이후 금호타이어 공장의 폐열을 끌어와 연간 2억 원의 난방비를 절약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 제공
금호타이어 곡성공장은 곡성군민에게 ‘동아줄’이나 다름없다. 군민들은 금호타이어가 혹시 해외로 공장을 이전하지 않을까 늘 걱정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이전은 없다”고 여러 차례 밝혔는데도 주민들은 “떠나지 말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금호타이어가 지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크다는 얘기다.
○ 주민들 “워크아웃 빨리 벗어나길”
금호타이어 직원 수 1787명(정규직 기준)은 군 전체 제조업 종사자 2742명의 65%에 해당한다. 특히 사내 하도급업체까지 포함한 곡성공장 직원 2200여 명 중 500여 명은 지역주민이다.
양병식 곡성군 경제과장은 “금호타이어가 내는 법인세도 많지만 직원들이 쓰는 돈이 지역 경제에서 차지하는 몫이 꽤 크다”며 “곡성처럼 작은 지역에서 대기업 하나가 있고 없고는 하늘과 땅 차이”라고 말했다.
곡성공장이 잘 돌아갈 때면 인근 식당가도 북적거린다. 2008, 2009년까지는 공장에서 차로 15분 거리의 옥과면 음식점들도 밤늦도록 손님을 맞았다. 장동춘 곡성군 투자유치팀장은 “2010년 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에 들어간 뒤로는 지역 경제도 활력을 많이 잃었다”며 “직원들보다 지역 주민들이 금호타이어의 워크아웃 졸업을 더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입면에 파이프 배관 공사가 끝났고 올해와 내년 각각 곡성읍과 옥과면에도 파이프 설치가 완료된다. 이로써 곡성군 전체 1만4700가구 중 1300가구(8.8%)가 값싼 도시가스를 쓸 수 있게 됐다.
박경석 금호타이어 곡성공장장(상무)은 “공장에서 벙커C유를 쓸 때는 한 해 에너지비용만 200억 원을 썼다”며 “값싼 도시가스를 공급받게 돼 회사도, 주민들도 좋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는 곡성공장 인근에 240가구의 사원아파트를 운영하고 있다. 입면의 유일한 초등학교인 입면초등학교는 금호타이어 덕분에 폐교 위기를 모면했다. 현재 이 학교 학생 170여 명 중 절반 이상이 금호타이어 직원들의 자녀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곡성공장 구내식당에서 입면농협을 통해 구매하는 지역 농산물만 매년 3억 원어치에 달한다”며 “회사는 이밖에도 지역 주민들과의 상생을 위해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