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공-위닉스-코웨이-웰크론 등… 마스크-청정기 관련 중소기업들 연초에 비해 株價 큰폭으로 올라
중국에서 날아오는 황사·미세먼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남몰래 미소 짓는 기업들이 있다. 미세먼지 테마주로 분류돼 주가가 훌쩍 뛴 중소기업들이다. 올해 서울시가 내린 미세먼지 관련 경보만 역대 최다인 15차례에 이른다. 미세먼지가 심해지면서 관련 제품을 만드는 기업의 매출도 늘고 주가도 큰 폭으로 올랐다.
미세먼지용 극세사 마스크를 생산하는 ‘오공’은 1월 2일 2210원이던 주가가 이달 18일 4240원으로 올라 올해 들어 2배로 상승했다. 중국으로부터 화력발전소 탈황(脫黃) 설비를 수주한 KC그린홀딩스는 연초 대비 50% 이상 올랐다. 탈황 설비를 갖추면 석탄연료를 사용해도 대기 오염물질 발생량을 크게 줄일 수 있어 황사·미세먼지가 많아질수록 수요가 늘어난다. 위닉스, 코웨이 등 가습기, 공기청정기 등을 생산하는 회사 주가도 크게 올랐다.
미세먼지가 관련주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며칠간 이어진다. 지난달 28일 초미세먼지 예비단계 경보가 있은 후 이달 1일 위닉스의 주가는 6.4%, 웰크론은 5.83% 올랐다.
중국 정부가 정책적으로 미세먼지 해결에 나선 가운데 관련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허은경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마스크, 에어필터 등으로 한정됐던 관련주가 최근에는 안질환, 코 세척제 등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며 “황사·미세먼지 관련주의 범위가 더욱 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증시 전문가들은 이 기업들에 투자할 경우 미세먼지와 관련된 매출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제 관련 매출 비중이 매우 적은데도 미세먼지 테마주에 이름을 올리는 기업도 있기 때문이다.
정지영 기자 jjy20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