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착한 병원]
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바른세상병원은 환자들에게 자기공명영상(MRI), 컴퓨터단층촬영(CT) 결과를 CD에 담아 무료로 제공한다(위 사진). 무릎 부위 MRI 촬영을 앞두고 의사로부터 주의사항을 듣고 있는 환자(아래 사진).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척추관절 전문 병원들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며 경쟁이 치열해졌지만 서 원장의 이 같은 다짐은 변하지 않았다. 광고비를 절감하는 대신에 영상필름을 환자에게 무료로 제공하고 무료 간병인 제도를 도입하는 등 환자를 위해 투자했다. 또 경기 초중학교 야구대회를 주최해 후원하는 등 성남지역을 위한 활동에도 열심이다. 점차 입소문도 탔다. 병원은 지난해 10월 의료기관평가인증원으로부터 인증도 받았다.
○ MRI, CT 등 영상자료 무료 제공
11일 바른세상병원을 찾은 회사원 권준석 씨(35)는 허리 부분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앞두고 “담당 의사가 필요하면 영상자료를 그냥 복사해 가라고 했다”며 고마워했다.
이 병원은 지난해 3월부터 병원에서 찍은 MRI, 컴퓨터단층촬영(CT) 필름을 원하는 환자에게 CD에 담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다른 병원에서 촬영한 MRI, CT 자료는 무료로 판독해준다. 대개 병원에선 판독료만 1만∼5만 원이 든다. 이뿐 아니다. 환자가 먼 거리에 있을 때는 온라인으로 영상자료를 받아볼 수 있고 판독도 의뢰할 수 있다. 즉, 병원에서 촬영했던 MRI 자료를 병원 홈페이지의 ‘Up & Down(UD)’ 시스템을 이용해 언제든 내려받을 수 있으며 해외에서 촬영한 MRI도 올려 상담을 받을 수 있다. 모두 무료다. 한 달 평균 40∼50명이 이용한다.
○ 정확한 진단 위해 협진 적극 활용
바른세상병원이 이처럼 영상진단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제공하는 이유는 그만큼 영상 판독이 중요하기 때문. 초반에 진단을 정확히 해야 추가 검사를 줄이고 불필요한 수술을 막을 수 있다는 게 병원 측의 설명이다.
병원은 이러한 협진 시스템 덕분에 실수를 점차 줄일 수 있었다. 서 원장은 “예전에 한 의료진이 목디스크 환자를 손목터널증후군으로 잘못 진단한 적이 있었고 다행히 수술 전 함께 논의하다 오진임을 발견했다”며 “정말 노련한 전문의들도 판단에 착오가 있을 수 있어 서로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확한 진단으로 꼭 필요한 치료만 하는 노력 덕분에 병원의 수술 비율은 5% 미만이다. 병원 측은 “그렇다고 비보험의 비싼 비수술 치료를 권하는 것은 아니다”며 “각 과의 의사들은 수시로 서로 자문을 하며 환자에게 어떤 치료가 가장 적합할지 항상 고민한다”고 자부했다.
○ 환자를 배려하는 서비스
바른세상병원은 입원 환자를 배려하기 위한 서비스에도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무료간병인 서비스도 그중 하나다.
수술을 마친 환자들은 2, 3일간 전문 교육을 받은 무료 간병인으로부터 보살핌을 받는다. 무료 간병인은 총 5명으로 수술 직후 통증이 심한 환자들을 위주로 돌본다. 1주일 전 무릎 관절 수술을 마치고 입원한 이흥구 씨(75)는 “따로 간병비를 지불하지 않고도 병원서 무료로 간병인을 붙여주니 좋다”며 “덕분에 가족들도 부담을 덜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선정위원 한마디▼
“온라인으로 검사결과 확인… 환자배려 돋보여”
분당 바른세상병원은 타 병원에서 찍은 영상을 무료 판독해주고 자기공명영상(MRI), 컴퓨터단층촬영(CT) 등 병원에서 촬영한 영상을 환자들에게 무료로 제공한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와이즈요양병원장인 배지수 위원은 “이는 환자들의 초기 검사 비용을 줄여줄 뿐만 아니라 병원에 대한 좋은 인상을 심어줘 결과적으로 병원 경영에도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 대한한의사협회 대변인인 장동민 위원은 “온라인으로도 검사 결과를 확인할 수 있게 하는 등의 서비스는 환자를 배려하는 마음이 돋보인다”며 “중복 검사를 줄이게 하는 것이 신선하고 좋았다”고 평가했다.
수술 비율이 5% 미만인 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의료기관평가인증원 인증사업실장인 김명애 위원은 “정확한 진단을 통해 수술 비율을 낮춘 것이어서 환자로선 기분이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우리 동네 착한 병원’의 추천을 기다립니다. 우리 주변에 환자 중심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병원이 있으면 그 병원의 이름과 추천 사유를 동아일보 복지의학팀 e메일(health@donga.com)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최지연 기자 lim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