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최고위원인 한기호 의원(강원 철원·화천·양구·인제군)은 20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드디어 북한에서 선동의 입을 열었다"며 "이제부터는 북괴의 지령에 놀아나는 좌파단체와 좌파 사이버 테러리스트들이 정부전복 작전을 전개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글을 게재했다.
한기호 의원은 또 "국가 안보조직은 (좌파단체와 좌파 사이버테러리스트를) 근원부터 발본 색출해서 제거하고, 민간 안보 그룹은 단호히 대응해 나가야 한다"며 "북한이 제정신이라면 이 참사에 대해서 위로의 전문이라도 보내줘야 하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한기호 의원의 이 같은 반응은 지난 18일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이 "실종자 가족들이 품었을 슬픔과 분노가 얼마나 깊은지 한국 정부 당국은 깊이 새겨야 한다"며 한국 정부를 비난한 보도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한기호 의원의 글 내용이 알려지자 해당 게시물에 2만개 가까운 댓글이 달리는 등 뜨거운 논란을 일으켰다. 대개 한기호 의원을 비난하는 내용이다.
누리꾼들은 "한기호 의원, 정부 비판하면 몽땅 북괴인가?" "제발 실종자 가족 두번 죽이는 행위 하지말자" "제 정신인가, 이쯤되면 과대망상증 아닌가" "이런사람이 새누리당 최고위원이라니" "한국 국회의원 수준이…이 참담한 시국에 이정도 발언밖에 못하냐"며 분노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허위사실 유포자, 한기호부터 수사해야"한다며 "애들은 물속에 가라앉아 있는데 좌파 색깔 타령이라니"라고 분개했고 또 다른 누리꾼은 "사고대책에 대한 비판을 종북으로 몰아간다"며 지적했다.
또 "무능한 정부 비판해서 좌파가 되는 거라면 기꺼이 좌파가 되겠다"며 "저 참사를 멀거니 바라보기만 하는 당신들(국회의원들)보다 낫다"고 적으며 맹비난했다.
논란이 일자 한기호 의원은 자신의 글을 삭제하는 등 수습에 나섰지만 이미 캡처사진이 온라인에 널리 퍼져 파장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 원혜영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땅바닥에 고개를 처박고 다같이 통곡을 해도 시원찮을 마당에 아무리 정치적 이념이 달라도 이럴 수는 없는 것"이라면서 "단 한번이라도 울부짖는 가족들의 얼굴을 인간의 마음으로 들여다봤다면 최소한 침묵할 줄이라도 알아야 한다"고 한기호 의원의 발언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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