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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주 기자의 여의도X파일]불황 증권가 효자 ‘超조기상환 ELS’

입력 | 2014-04-22 03:00:00


경제부·이원주 기자

박스권을 몇 년째 탈출하지 못하고 있는 코스피, 2%대에 머물러 있는 시중은행 금리.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 수년째 지속되면서 투자 심리도 크게 위축돼 있는 상황입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증권사들은 ‘발상의 전환’을 통해 투자자들을 조금이라도 끌어 모으려 애쓰고 있습니다.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초 ‘첫스텝 85 배리어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을 내놨습니다. 6개월째 되는 날 돌아오는 첫 조기상환 평가일에 기초자산으로 설정한 지수나 종목이 처음 가격의 85% 이상만 되면 조기상환을 해주는 상품입니다. 다른 ELS 상품은 대부분 첫 조기상환 조건을 90% 이상으로 설정한 경우가 많습니다.

최영식 신한금융투자 OTC부서장은 “높은 수익률을 내기 어렵다면 적은 수익금이라도 투자자들에게 최대한 빨리 돌려줘 운용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해주는 상품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같은 생각은 적중했습니다. ‘첫스텝 85 배리어 ELS’는 연 수익률이 6%로 다른 상품(8∼10%대)보다 낮지만 올해 초부터 3월 말까지 공모로만 1150억 원가량의 투자자금을 모았습니다. 이 회사의 전체 ELS 공모금액 1700억 원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금액입니다.

신한금융투자 외에도 조기상환 조건을 내세운 ELS 상품들은 여러 회사에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하나대투증권은 지난주 첫 조기상환 조건을 최초기준가격의 80%까지 낮춘 상품을 내놨습니다. 삼성증권은 일반적으로 6개월 간격인 조기상환 평가일을 4개월로 줄여 더 자주 조기상환 조건을 따질 수 있도록 하는 상품을 출시했습니다.

증권사들은 또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투자 상품을 기초자산으로 편입하는 상품도 구상하고 있습니다. 개별 종목이나 홍콩 중국 유럽 등 해외 주요국의 주가지수뿐만 아니라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활용한 ELS 상품을 만들 수 있는지를 검토해보고 있는 것입니다.

사상 최악의 증권업계 불황 속에서도 투자자들의 심리와 시장 분위기를 잘 파악하고 ‘틈새시장’을 공략한 상품은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이 같은 노력이 계속된다면 금융투자시장에도 조만간 훈풍이 불지 않을까요.

경제부·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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