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샛별 ‘실재의 그림자’, 2009년
이샛별은 왜 두 여자를 복제인간처럼 똑같이 닮게 그렸을까? 그리고 오른쪽 여자의 얼굴을 꽃으로 가린 이유는 무엇일까? 진정한 자아를 잃어버리고 거짓으로 자신을 꾸미며 살아가는 인간의 이중성을 드러내기 위해서다.
왼쪽 여자는 본연의 나, 오른쪽 여자는 사회적인 가면을 쓰고 있는 나, 즉 ‘페르소나’다. 페르소나는 인간이 사회생활을 하면서 특정한 상황이나 목적을 위해 쓰게 되는 가면을 말한다.
‘많은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그대로 바라볼 용기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들은 자신이 아닌 자기 모습을 만들거나 혹은 다른 사람들이 그런 모습을 만들어주기도 합니다. 자기 자신이 아니라 다른 인간의 삶을 사는 것이지요. 결점이 있고 연약하고 확신도 없는 그대로의 나를 바라본다는 것은 정말로 어려운 일이지요.’
이샛별은 한 사람이면서 두 사람인 나, 나를 바라보는 또 다른 내가 존재한다는 것을 깨닫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그림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명옥 한국사립미술관협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