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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해진해운 실소유주 유병언 前세모회장은… 얼굴없는 억만장자 사진작가 ‘아해’

입력 | 2014-04-22 03:00:00

1987년 ‘오대양사건’때 수사받아… 2년전 佛 마을 통째로 사들이기도
장차남 美-英등에 수백억대 부동산… 檢 “유씨 일가 재산도피-탈세 조사”




‘억만장자 사진작가’로 외국에 널리 알려진 ‘아해’의 홈페이지(www.ahae.com)에 떠 있는 작가 자신의 옆모습. 세월호가 소속된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 유병언 세모 전 회장과 동일 인물로 알려진 아해는 홈페이지에서 자신을 ‘발명가, 박애주의자, 화가, 기업가, 시인, 조각가, 환경운동가, 태권도 유단자(7단), 디자이너’라고 소개했다.

해외에서 더 유명한 한국의 억만장자 사진작가 ‘아해’가 침몰 여객선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 유병언 ㈜세모 전 회장(사진)과 동일 인물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회장은 기독교 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목사로 1987년에 종말론을 내세우며 신도들이 집단 자살한 ‘오대양 사건’과 관련해 검찰의 수사를 받았던 인물이다. 또 사진작가 아해는 2012년 5월에 프랑스의 한 마을 전체를 52만 유로(약 7억7000만 원)에 사들여 화제가 됐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떠 있는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청해진해운의 실제 주인인 유 전 회장의 일가가 ㈜아이원아이홀딩스를 지주사로 내세워 거느리고 있는 계열사 명단에 청해진해운과 함께 ㈜아해가 올라와 있다. 지분이 44.82%로 종속회사는 아니지만 지분법 평가대상이 되는 회사다.

㈜아해는 유 전 회장이 실체를 감추고 가명으로 활동하고 있는 사진작가 아해와 관련이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사진작가 아해의 개인홈페이지에 따르면 아해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사업가이자 사진작가로 1941년 일본 교토에서 태어나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직후 한국으로 돌아와 20세부터 그림, 조각 등 예술 활동을 한 것으로 알려져 왔다. 유 전 회장도 1941년생이다. 또 아해 국제사진전을 주관하는 ‘아해프레스 프랑스’의 대표는 유 전 회장의 둘째 아들로 첫째 아들과 함께 청해진해운의 지주사인 아이원아이홀딩스의 대주주다. 아이원아이홀딩스는 지난해 7억2000만 원들 들여 아해프레스 프랑스 지분 10.18%를 취득하기도 했다.

유 전 회장의 아들들은 그동안 미국 뉴욕, 영국, 프랑스 등지에 법인을 세워 각종 사업을 벌이고 있으며 이 지역에 수백억 원대의 부동산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6년 미국 로스앤젤레스타임스에 실린 ‘하이랜드 스프링 리조트’ 관련 기사에 따르면 이 리조트는 유 전 회장 소유다. 이 리조트는 아해가 미국에서 전시회를 할 때 후원을 하기도 했다.

검찰은 유 씨 일가 소유의 회사들이 아해의 작품을 비싼 값에 사들였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다. 또 유 씨 일가의 해외 재산도피와 역외탈세 의혹에 대해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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