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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윤여창]북한에 나무심기는 통일 위한 준비

입력 | 2014-04-22 03:00:00


윤여창 서울대 교수

나무는 올해 심어서 그 해에 결실을 거두지 못한다. 그래서 10년, 20년 아니 50년, 100년 후에나 소출이 나올 것임을 알면서도 우리는 나무를 심는다.

나무를 심어 기르는 것이 오지 않은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라는 점을 우리는 경험으로부터 안다. 1970년대에 심은 나무들이 자라났기에 오늘날 우리나라의 강산이 봄이 되면 화려한 꽃동산이 되고 가을엔 울긋불긋 단풍의 향연을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의 숲이 이렇게 아름답게 된 것은 자연의 힘일까? 천만부당한 말이다. 헐벗은 산에 나무를 심은 우리의 아버지 할아버지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정부의 정책의지와 산주, 산림과학기술자, 임업공무원들이 방방곡곡을 누비며 마을 주민들과 함께 열심히 일한 것이 오늘날 울창한 숲을 있게 한 것이다.

예년 같으면 북한에서도 산불이 많이 일어난다고 한다. 북한의 산림이 황폐해져 매년 집중호우가 내리면 홍수가 나서 식량을 생산해야 하는 농토가 자갈밭으로 뒤덮이는 일이 흔히 발생한다. 이 어찌 안타까운 일이 아닌가?

세계기후변화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인하여 매년 100조 원의 경제적 소실이 발생한다고 추정한 바 있다. 산림이 황폐화되고 있는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기후변화에 취약한 나라이다. 북한의 산림이 더이상 파괴되지 않도록 하고 황폐화된 산림을 다시 금수강산으로 되돌리는 일은 북한만의 일이 아니다. 앞으로 통일된 우리나라가 북쪽 땅이 헐벗고 식량생산기반이 파괴되어 굶주린 어린이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 우리 사회가 부담해야 할 사회적 비용은 추산하기 힘들 정도로 클 것이다.

우리가 북한의 산림황폐화를 방지하도록 하고 산림녹화를 돕는 것은 내년부터 탄소배출권시장을 개설하여 온실가스배출량을 저감하려는 우리나라에는 유엔이 인정하는 ‘산림탄소상쇄권’을 확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아름다운 숲이 우거진 남한의 강산을 돌아보며 푸르고 아름다운 한반도를 꿈꾸어 본다.

윤여창 서울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