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피해자들 많은지역 도의원 출사표… 논란 일자 지난 18일 후보직 사퇴
진도 여객선 침몰 사고 실종자 가족 대표를 자처했던 남성이 6·4지방선거에 경기 안산에서 도의원으로 출마하려던 정치인이라는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세월호 침몰 당일인 16일 전남 진도군 실내체육관에 나타난 송정근 씨(53)는 실종자 가족들에게 자신을 안산에서 활동하는 목사라고 소개했다. 사고 초기부터 체육관 무대에서 마이크를 잡고 실종자 가족의 얘기를 전하는 등 실질적인 대표 역할을 맡아 왔다. 그는 팽목항에서 바지가 물에 젖어도 개의치 않고 실종자 가족들을 챙겨 누구도 송 씨를 의심하지 않았다. 그는 17일 박근혜 대통령이 실종자 가족을 만나기 위해 진도실내체육관을 방문했을 때 대통령 바로 옆에서 실종자 가족을 대표해 사회까지 봤다.
하지만 송 씨의 정체는 이날 늦게 한 실종자 가족이 그의 통화 내용을 우연히 들으면서 드러났다. 이 실종자 가족은 “(송 씨가) 누구랑 통화하면서 ‘내 정치인생 끝나면 당신이 책임질 거야’라고 말하는 걸 들었다”고 기자에게 전했다. 알고 보니 송 씨는 사고 당시 피해자들이 많이 사는 안산시 제4선거구에 출마하려 한 새정치민주연합 경기도의원 예비후보였다. 가출청소년을 위한 쉼터를 운영했던 송 씨는 새정치민주연합 경기도당 발기인으로도 참여했었다. 세월호 탑승자나 실종자와 가족 관계인 사람이 아니었다. 뒤늦게 송 씨가 정치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실종자 가족들은 그가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진도로 내려왔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진도=고정현 채널A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