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중구난방 정부] 부처간 조율 끝났는데 불쑥 발표… “소관 아닌데… 숟가락 얹기” 눈총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이 18일 경기 고려대 안산병원에 마련된 피해 학생들의 빈소를 찾았다가 문전박대를 당한 뒤 나오고 있다. 안산=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여성부는 21일 세월호 피해 가족을 대상으로 ‘긴급 가족 돌봄’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참사의 피해 가족 아동 141명이 다니는 35개교에 전담교사를 지정하고, 해당 전담교사가 아동들을 경기 안산시 건강가정지원센터나 청소년상담센터 등으로 연계하도록 해 각종 돌봄 서비스와 심리상담 서비스를 받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이런 지원은 이미 정부와 의료계가 사고 피해자들을 위해 준비를 한 상태. 병원에 있는 환자는 보건복지부, 사고 당사자 이외의 학생과 교사는 교육부, 안산시민들은 지방자치단체에서 담당하는 것으로 조율이 된 상태다.
반면 여성부가 지원하는 건강가정지원센터와 청소년상담센터엔 정신건강과 관련된 전문 의료진이 아닌 가족 상담 관련 인력이 주로 근무하고 있다. 전문성도 떨어지고 소관 부처도 아닌 여성부에서 별도 심리상담 대책을 만들면서 혼선만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 부처의 한 관계자는 “다 조율된 상태에서 여성부가 갑자기 회의에서 끼어들겠다고 한 뒤부터 기존 계획을 다시 조정할 수밖에 없게 됐다”며 “이 사고가 정부 부처가 숟가락 놓자는 식으로 덤벼들 문제가 아닌데 황당하다”고 전했다.
여성부의 보여주기식 전시행정도 도마에 올랐다.
조윤선 여성부 장관은 21일 안산시 초지종합사회복지관에서 피해 가족의 아동들이 다니는 35개 학교의 전담교사 35명을 불러놓고 1시간가량 ‘긴급 가족 돌봄 지원 대책 마련 간담회’를 열었다. 인사말과 마무리말, 정책 소개 등을 빼고 나면 피해자 가족 지원 방안과 관련해 의견을 수렴한 시간은 25분에 불과했다. 전문가의 도움을 얻어 한시바삐 피해 가족을 지원해야 할 교사들을 장관의 생색내기 행사에 동원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