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안산 애도 물결] 하늘로 간 강민규 교감에게… 교사-학생이 보내는 편지
교감 선생님. 결국 ‘산 자가 죄인’인 것일까요.
단원고 선생님들이나 학생들 모두 마음이 무겁습니다. 어느 누구도 원치 않는 사고였고 그 고통은 너무 컸습니다. 힘겹게 살아 돌아온 이들도 죄책감에 힘들어했죠. 선생님께서는 “내가 수학여행을 추진했다”며 자책하셨습니다. 하지만 누구도 선생님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을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21일 장례식장에서 선생님이 마지막 가시는 길을 배웅했습니다. 예정된 시간인 오전 5시보다 30분이나 일찍 장례식장을 나서셨지요. 유족들은 조용히 운구를 시작했고 20년 넘는 교직생활의 마지막 부임지가 된 단원고와 자택, 고잔동 주변을 한 바퀴 둘러보는 데 30분이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화장장에 예정보다 1시간이나 일찍 도착해 기다리고 있는 모습을 보자니 ‘좀더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고 보내 드릴 걸’ 하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선생님. 유서에 ‘200명의 생사를 알 수 없는데 혼자 살기에 힘이 벅차다. 내게 모든 책임이 있다’고 적으셨지요. 하지만 선생님께서 늘 웃음으로 대했던 학생도, 20년 넘는 교직생활을 본보기 삼았던 다른 선생님들도, 유족과 동료 모두 선생님의 잘못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마지막까지 세월호에 남아 한 명이라도 더 구하기 위해 애쓴 걸 알기 때문이죠.
선생님의 안타까운 선택을 놓고 누군가는 ‘평소 책임감이 강한 성품이라 아이들이 떠난 곳으로 따라갈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하더군요. 장례식장에는 분향소 밖까지 단원고 교사와 학생이 길게 줄을 섰습니다. 한 학생은 중간에 혼자 밖으로 나와 엉엉 소리 내어 통곡했습니다. 그 학생을 위로하던 다른 선생도 함께 울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