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사고 당시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배는 인근을 지나던 유조선 두라에이스호(2700t급)였다. 충남 서산시 대산항에서 출항해 울산항으로 가던 두라에이스호는 세월호와 같은 항로로 내려오다 맹골수도를 통과한 뒤 항로가 서로 갈렸다. 오전 9시 6분 진도연안해상관제센터(VTS)는 사고 현장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두라에이스호를 급히 찾았다. 세월호가 기울기 시작한 지 18분 후였다. ‘오른쪽 전방 2.1마일(약 3.9km)에 세월호가 침몰 중이니 구조에 나서 달라’는 내용이었다. 문예식 선장(60)은 구호 요청을 받고 8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다.
두라에이스호가 도착했을 때 세월호는 이미 동력을 잃고 조류에 떠밀려 가고 있었다. 왼쪽으로 40도 이상 기울어져 접근이 위험한 상태였다. 문 선장은 안전거리를 확보하면서 200m까지 접근해 승객 탈출에 대비했다. 그는 “구명 래프트와 튜브 등 장비를 던질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탈출한 승객들이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선장 경력이 25년째인 그는 “구조 장비는 결국 무용지물이 됐고 침몰하는 것을 속수무책으로 바라만 볼 수밖에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목포=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