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긴박한 구조 현장] 구조팀 동시다발 투입… 수색 급진전, 3층 식당-4층 객실 진입루트 확보 무인 잠수로봇으로 격실내부 훑어… 美구조함 ‘세이프가드’ 25일 현장에
진입 루트가 많이 개척되는 등 수색 환경이 좋아지자 구조팀이 오전부터 집중 투입돼 격실에 진입한 뒤 내부의 장애물을 제거하면서 동시다발적으로 본격 수색에 나섰다. 실종자 수색에는 함정 214척, 항공기 32대, 잠수 구조팀 631명이 투입됐다.
잠수요원들은 이날 사고 당시 대부분의 승객이 모여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 3층과 4층 격실의 문을 개방하고 내부에 진입해 수색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구조팀은 문 개방을 시도하기에 앞서서 주변에 그물을 설치했다. 실종자가 선내에서 급작스럽게 쓸려나와 유실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낮 12시부터는 세월호 중앙부 3층 외부계단 출구까지 연결된 가이드라인을 타고 내려가 식당 주변 격실들의 출입문을 열기 위해 애썼지만 문은 굳게 닫힌 채 열리지 않았다.
4층은 실종자 수색의 핵심이었다. 4층은 안산 단원고 학생 대부분이 사용했던 객실로 실종자 대부분이 머물렀을 것이라고 추정되는 곳이다. 이날 오후 5시를 전후해 더디기만 하던 작업에 진척이 보였다. 4층 선미 쪽 출입구가 개방된 것이다. 오후 5시 13분 4층에서 신원미상의 여성 시신 1구가 발견됐다. 165cm에 보통 체격이었다. 검은색 운동복 바지와 흰색 긴 팔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구조팀은 이날 4층 객실 3군데에서만 모두 13구의 시신을 수습했다. 구조팀은 3층 식당 앞 라운지에서도 모두 10구의 시신을 수습했다.
구조팀이 이날 한꺼번에 다수의 시신을 수습한 것은 파도가 잔잔하고 조류의 속도도 느려지는 ‘소조(小潮)기’가 시작돼 수색 작업이 원활히 이뤄졌기 때문이다. 또 사고 해역에 투입된 선박도 해군·해경 함정은 물론이고 수중초음파탐지기를 장착한 선박, 오징어 채낚기 어선, 쌍끌이 어선으로 불리는 저인망 어선, 바지선 등으로 다양했다.
오징어 채낚기 어선들이 야간 해상을 훤히 밝혔고 고등어잡이 어선들은 바닷속을 비춰 잠수요원들의 작업을 도왔다. 파도나 조류의 영향을 적게 받고 여러 명이 한꺼번에 수중 작업을 할 수 있는 ‘잭업 바지선’이 설치되고 가이드라인 5개가 안정적으로 활용되면서 한꺼번에 투입되는 잠수요원도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구조팀은 미국산 무인잠수로봇(ROV)까지 투입해 잠수요원이 진입하기 어려운 격실 내부를 수색했다. ROV는 카메라, 음파탐지기, 구동장치를 장착하고 해상에서 조종하며 바닷속을 수색할 수 있는 장비다.
조류가 잦아들며 큰 성과를 보고 있어 22일에도 수색 작업에 진전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25일에는 미 해군 구조인양함인 세이프가드함이 세월호 침몰 현장에 도착해 청해진함 평택함 등 우리 해군의 구조함과 함께 실종자 구조와 선체 인양 등을 도울 계획이다.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18일 미 해군 측에서 세이프가드함의 세월호 사고 현장 파견을 제안해 왔고 우리 정부가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세월호는 선수가 수심 15m가량까지 가라앉은 상태로 좌현의 상당 부분이 해저와 접촉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구조팀이 본격적으로 선체 내부를 수색하는 데 성공하면서 20일부터는 해상에 표류하는 시신보다 선체 내부에서 발견돼 수습되는 시신이 압도적으로 많아지고 있다. 20일 세월호 내부 격실에서 16구가 수습된 데 이어 21일에는 선체 내부에서 28구(해상에서는 1구)가 수습됐다.
진도=조종엽 jjj@donga.com·황금천 기자
정성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