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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뷰티]세균… 바이러스… 우리아이 호흡기, 봄이 두렵다

입력 | 2014-04-23 03:00:00

호흡기 질환




호흡기 안전에 비상등이 켜졌다. 질병관리본부는 최근 ‘황사대비 건강수칙’을 발표하고 황사가 심한 날엔 호흡기 질환자와 노약자, 어린이는 외출을 삼갈 것을 권했다. 여기에 지난겨울부터 꾸준히 뉴스에 오르내린 미세먼지, 그리고 곧 이어질 꽃가루까지 호흡기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들은 호흡기 질환에 쉽게 노출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6세 미만 소아의 약 70%가 호흡기계통 질병으로 병원을 내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균, 바이러스 등으로 인한 호흡기 질환들

호흡기 질환은 공기를 들이마시고 내뱉는 과정에서 공기 중에 포함된 알레르기 유발물질로 인해 발생하거나 세균, 바이러스 등이 체내에 침투하면서 염증을 일으킬 때 나타난다.

특히 최근엔 급성 호흡기 바이러스인 메타뉴모바이러스(hMVP)가 유행하고 있다. 메타뉴모바이러스는 주로 면역력이 약한 1∼3세 소아 환자에게 발병하며 목감기와 비슷한 기침, 호흡곤란 등이 주요 증상이다. 이 호흡기 바이러스는 주로 3∼4월에 환자가 가장 많다. 상계백병원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는 3∼4월 바이러스 발생 비율이 평소보다 2배가량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메타뉴모바이러스는 천식성 기관지염이나 영유아 천식과 관련이 있어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기침과 같은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면 염증이 악화되지 않도록 개인위생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이 바이러스는 세균성이 아니기 때문에 불필요한 항생제 치료는 삼가는 게 좋다. 예방백신도 없어 일상생활에서 관리를 철저히 하는 등 주의가 필요하다.

한편 감기로 오인하기 쉬운 바이러스 수막염은 장 바이러스의 일종인 엔테로 바이러스를 통해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더운 5∼8월 사이에 유행하며 고열과 두통, 구역질, 후두부 경직, 콧물 등 초기 증상이 감기와 유사하다.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들은 바이러스 수막염에 걸리면 열이 나고 잘 먹지 못하며, 구토를 하거나 피부에 발진이 날 수 있다. 발병 시 손과 발, 입에 염증이나 발진 등이 일어나 수족구병을 일으키기도 한다. 일부 환자들 중에는 무균성 수막염, 바이러스성 폐렴, 뇌염 등의 합병증도 나타난다.

영유아에게 치명적인 폐렴구균 질환

어린이가 잘 걸리는 폐렴, 뇌막염, 중이염의 가장 흔한 원인인 폐렴구균도 소아 호흡기 질환에서 빼놓을 수 없다.

폐렴구균 질환은 만 5세, 특히 만 2세 이하의 어린이가 주로 걸린다. 조사에 따르면 폐렴구균은 생후 3개월∼55세 소아에게 발생한 침습성 세균 감염 질환 원인의 약 4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폐렴구균은 침투 부위에 따라 다양한 질환을 일으키는데 특히 균이 뇌의 수막이나 혈액 속에 침투했을 때 발생하는 수막염이나 패혈증 같은 침습성 세균 감염 질환은 환자에게 치명적이다. 패혈증의 경우 초기에는 주로 열이 나면서 오한을 느끼고 피부에 이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폐렴구균성 수막염은 뇌나 척수를 둘러싼 얇은 막에 폐렴구균이 침투해 발생하며 영유아 및 소아에게 발병하는 감염 가운데 중증도가 가장 심한 질환 중 하나다.

폐렴구균은 5월부터 무료 국가예방접종 확대 계획에 따라 소아대상 폐렴구균 무료접종이 전면 시행될 예정이다. 무료 접종 대상은 2개월∼5세 미만(59개월 이하)과 만성질환 및 면역저하 상태의 어린이다. 전국지정의료기관에서 주소지에 관계없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RS바이러스, 면역력 약한 미숙아와 영유아에 치명적


한편 RS바이러스(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는 면역력이 약한 미숙아나 만성 폐질환 또는 선천성 심장질환 등이 있는 영유아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

현재 2세 이하 유아의 약 95%가 RS바이러스에 감염돼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고 있다. 실제 RS바이러스로 인한 사망률은 인플루엔자 감염 경우보다 1.3∼2.5배에 달한다.

특히 미숙아는 면역체계가 약하고 신체 장기가 미숙한 상태에서 태어나기 때문에 호흡기 질환 감염률도 2배 이상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 신생아학회에 따르면 2012년 미숙아 가운데 34%가 신생아중환자실을 퇴원한 후 1년 내에 호흡기질환으로 재입원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렇다면 예방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 가족이 많거나 자녀 혹은 형제, 자매가 보육 시설을 이용하는 경우, 또는 가족 중 천명자나 흡연자가 있는 경우에 주의가 필요하다. 손발 씻기 양치질 등 개인 위생이 중요하다. RS바이러스는 백신으로 예방이 가능하며 현재 32주 이전에 태어난 미숙아까지는 보험 적용 받을 수 있다.

전경만 삼성서울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세균성 호흡기 질환보다 바이러스로 인한 호흡기 질환의 경우 사실상 치료법이 거의 없다”며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는 개인위생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예방접종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관리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지연 기자 lim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