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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ldengirl]뻔히 예측되는 패션을 거부하는 분더샵의 아이콘

입력 | 2014-04-23 03:00:00

■Career & Style Mentor
신세계 상품본부 자주 MD 담당 정화경 상무




정화경 상무는 서울대 언어학과와 프랑스 에섹 비즈니스 스쿨 졸업. 뷰티 그룹인 로레알 본사에 입사해 아시아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브랜드 총괄 매니저가 됐다. 이후 제일모직으로 옮겨 ‘10코르소코모’를 맡으며 패션업계에 입성, 생로랑 코리아의 한국 지사장을 지냈다. 지난해 말 신세계 분더샵 총괄 상무로 발탁됐고, 최근 신세계가 만든 편집숍 및 브랜드숍을 모두 총괄하고 있다.

최신 유행의 옷들로 가득한 신세계 분더샵 매장에서 만난 정화경 상무(47)는 그 자신이 ‘분더샵의 아이콘’이었다. 이번 시즌 트렌드인 그래픽 무늬 톱과 스커트에 아찔한 높이의 플랫폼 슈즈, 과감한 헤어스타일까지. 이보다 더 스타일리시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다.

현재 정 상무는 신세계 상품본부 자주 MD 담당 상무로 신세계가 직접 만든 패션 전문 멀티숍 ‘분더샵’을 비롯해 트리니티, 블루핏 등 편집숍, 브랜드숍에 이르기까지 총 8개 파트의 기획, 영업, 구매, 마케팅, 홍보 등 모든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그런 그가 “패션은 나의 성격과 취향, 삶의 방식을 표현해줄 수 있는 내 몸의 일부와 같다”고 답한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인지 모른다.

스타일링 제1원칙은 ‘재미있게!’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개성이 뚜렷한 그의 성격은 스타일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재미있게(Have Fun)!’란 모토로 지루하지 않게 스타일링 하는 것이 그가 추구하는 패션 원칙. 뻔히 예측되는 패션보다는 예상치 못한 ‘의외의’ 패션을 시도한다.

“다양한 장르의 브랜드와 아이템의 믹스 앤드 매치(Mix & Match), 일반적인 것에서 한번 비틀어준 스타일링을 좋아해요. 예를 들어 딱딱하게 느껴지는 정장을 입었다면 구두는 아주 캐주얼한 것을 신는 식이죠. 재미와 숨은 위트가 느껴지는 스타일을 선호합니다.”

그는 조직의 일원으로 묻히는 것보다는 확실히 자신을 드러내는 타입이고, 패션은 그런 그의 성격을 표현하는 가장 좋은 수단이다. 신진 디자이너의 브랜드라 하더라도 디자이너의 개성이 잘 드러나는 스타일을 찾는다.

분더샵은 항상 새로운 트렌드를 엄선해 국내에 소개해온 패션 문화의 랜드마크다. 대중적인 브랜드보다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든 디자이너 브랜드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고 있는 분더샵의 총괄 상무로서 그의 이러한 취향은 빛을 발한다.

새벽 5시 기상, 아침 식사와 운동, 신문 정독


이번 시즌 트렌드인 그래픽 프린트 패턴이 돋보이는 톱과 스커트(왼쪽). 니트 소재의 스웨트 셔츠와 꽃잎 무늬 패치워크로 포인트를 준 스커트.

올 하반기 선보일 예정인 청담동 플래그십 스토어 리뉴얼 준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정 상무. “유통업계의 한 획을 긋게 될 정도로 아주 새로운 콘셉트의 매장”이라고 강조한다. 거의 분 단위로 스케줄이 정해져 있는 그의 하루는 빈틈이 없다. 자신의 에너지를 온전히 일에 쏟아부으면서도 지치지 않는 것은 그가 좋아하는 패션이 곧 일이자 생활이기 때문일 것이다.

매일 새벽 5시 기상, 절대 빠뜨리지 않는 아침 식사와 운동, 신문 정독은 출근 전 에너지를 충전하는 그만의 노하우다. 업무상 잦은 해외 출장 때 현지의 맛집 순례, 미술 전시회, 가구 전람회 관람 등도 그의 일과 생활을 풍성하게 해주는 필수 코스다.

개성 강한 패션 덕분에 일찍이 존재감 드러내

그에게 가방은 빅백과 클러치, 두 가지면 충분하다. 일할 때 필요한 모든 것을 다 집어넣을 수 있는 커다란 빅백, 그리고 공식적인 자리나 저녁 약속 등에 가볍게 들 수 있는 클러치가 그것이다.

그가 비즈니스 룩으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편하게 입을 수 있는 룩’이다.

“제 몸에 맞지 않는 스타일은 일을 할 때 방해가 되기 때문에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편안함이에요. 그 다음 각 상황에 가장 적합한 아이템을 고릅니다. 프레젠테이션 현장에서는 좌중에게 정확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에 테일러링이 돋보이는 어두운 색상의 슈트를 입고, 립 컬러 등 메이크업을 통해서 포인트를 주죠. 패션 업체 관계자를 만날 때는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배려, 그리고 원활한 파트너십을 위해 해당 브랜드의 대표적인 스타일과 의상을 입고 만나는 것이 제 원칙이에요.”

정 상무는 커리어우먼 후배들에게 자신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스타일링을 통해 자신만의 강점과 장점을 어필할 것을 조언한다. 그 역시 개성 강한 패션 덕분에 신입사원 때는 다른 동료들보다 상사 눈에 잘 띌 수 있었고 거래처와의 미팅 등 비즈니스 자리에서도 존재감을 나타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올봄, 여름 추천 아이템은 ‘스웨트 셔츠’


그에게 물었다. 이 봄과 여름에 멋쟁이가 되려면 꼭 사야할 아이템은? 그러자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스웨트 셔츠(Sweat Shirts)’라는 답이 돌아왔다. 스웨트 셔츠란 땀을 잘 발산하도록 만든 셔츠로 일명 트레이너, 또는 맨투맨 티라고도 부르는 캐주얼 셔츠다.

“스웨트 셔츠에 딱 떨어지는 실루엣의 정장 바지나 스커트를 받쳐 입으세요. 그리고 심플한 스니커즈를 신어 주면 당신이 바로 패셔니스타입니다. 명품 브랜드뿐 아니라 중저가 브랜드에서도 다양한 스타일의 스웨트 셔츠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소재나 컬러도 매우 다양하고, 꽃무늬, 반짝이 프린트 등으로 변화를 줘 고급스러운 멋도 더해준 것이 특징이죠. 이번 시즌 트렌드인 스포티즘(Sportism)을 제대로 즐길 수 있어요. 편하게 입으면서도 럭셔리한 멋을 추구하는, ‘하이엔드 스트리트 패션(High-end Street Fashion) 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글/김경화 (비즈니스 라이프코치, 스타일 칼럼니스트)

사진/김두종(스타일 포토그래퍼)

동아일보 골든걸 goldengir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