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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뻔한 애플… 충전기 火傷 계속돼도 “소비자 과실”

입력 | 2014-04-23 03:00:00

대책 요구에 묵묵부답 빈축 사




애플이 아이폰, 아이패드의 충전케이블로 인한 화상사고 발생을 확인하고도 책임을 소비자 과실로 돌리고 별다른 조치를 취하고 있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22일 애플의 충전 케이블로 인한 화상사고에 대해 재차 주의를 촉구하고 애플에 시정조치를 요구했다. 소비자원은 지난해 이후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충전케이블(라이트닝 케이블)로 인한 화상사고가 일어나고 있다며 17일 소비자들의 주의를 요청한 바 있다.

하지만 애플은 소비자원과 소비자들의 대책 마련 요구에 이렇다할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코리아 관계자는 본보 취재에 “라이트닝 케이블은 안전기준에 맞춘 제품으로 일반적인 사용상의 이상은 발견하지 못했다”며 “안전 지침도 제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애플 제품 사용설명서에는 어댑터(충전기) 열에 대한 주의 문구는 표시돼 있으나 ‘라이트닝 케이블 단자에 의한 화상’ 관련 내용은 없다.

애플 충전케이블로 인한 화상 발생 가능성은 지난해 4월 아이폰5 스마트폰을 충전하며 잠이 들었다가 2도 화상 피해를 입은 이모 씨(28)에 의해 처음 제기됐다. 이 씨가 이 사실을 전달하자 애플코리아는 “조사해야 하니 케이블을 보내라”고 했다. 애플코리아는 한 달이 넘어서야 “단자 부분에 이물질이 끼여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제품에는 문제가 없다”고 통보했다. 이 씨는 “자세한 설명을 듣지 못했으며, 애플코리아가 문제의 케이블을 돌려주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이후 이 씨처럼 화상을 입었다는 피해자가 추가로 나와 총 6건의 피해사례가 접수됐다. 또 한국뿐 아니라 미국 애플 홈페이지에도 유사한 화상 피해 사례가 올라왔다.

애플코리아는 오히려 소비자들이 정품을 쓰지 않았을 경우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책임을 돌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화상 사고가 난 제품은 모두 정품이었다. 소비자원은 애플 관계자를 불러들여 정품 케이블 단자에서 발생하는 열로 인해 돼지껍질이 타는 실험 장면을 보여줬지만 애플 측은 ‘안전한 제품’이라는 말만 반복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애플이 케이블로 인한 화상 가능성에 대한 경고 표시 등 성의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류원식 기자 r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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