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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민간 잠수부들 한때 “철수하겠다”

입력 | 2014-04-23 03:00:00

[혼란의 구조 현장]
“기자회견 열 것” 발표했다 취소… 해경 “원활한 수색위해 통제 불가피”




민관군 합동구조팀은 22일 침몰한 세월호 3, 4층 격실 내부를 집중 수색해 사고 발생 이후 가장 많은 실종자를 발견했다.

구조팀은 이날 오전부터 잠수요원들을 투입해 실종자가 많이 머물렀을 것으로 추정되는 3층 식당에 진입하기 위해 애썼다. 해경 관계자는 “식당에 진입하려면 라운지와의 사이에 있는 격벽을 부숴야 해 난항을 겪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구조팀은 전날에 이어 3, 4층에 있는 객실 4곳에 진입해 실종자를 수색하는 등 진척을 봤다. 선체 내외부에서 34구의 시신을 추가 수습했다.

이날은 소조기 중에서도 조류가 가장 느린 ‘조금’이었다. 유속이 느려지는 정조시간대가 될 때마다 바지선 3척에서 잠수요원들이 번갈아 선체까지 연결된 가이드라인을 타고 수색에 나섰다. 소조기가 끝나는 24일 이후에는 선체 내의 실종자 수색이 지체될 소지가 있어 구조팀은 총력을 기울였다. 이날 수중 수색을 하던 해군특수전여단(UDT) 대원 1명이 신체 일부에 마비 증세를 보여 수색에 투입된 청해진함정에서 치료를 받았다.

첨단 장비도 수색을 도왔다. 구조팀은 이날 게처럼 생긴 다관절 해저 로봇(크랩스터)을 투입해 선체 인근 해저를 수색했으며 수중 음향 탐지기도 동원했다.

해상에서는 함정 200여 척과 항공기 32대가 해상에 표류하고 있을지 모르는 실종자를 수색했다. 해경 관계자는 “침몰지점 반경 1km 안에서는 함정들이 빽빽하게 들어차 가장 정밀하게 수색을 하고, 약 10km 밖에서는 그물을 양쪽에서 끄는 저인망 어선들이 시신의 최종적인 유실을 막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수색에 투입된 일부 민간 잠수부와 군·경 사이에 잠재돼 있던 갈등이 표출됐다. 일부 민간 잠수부들은 해경이 잠수 인원을 과도하게 제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UDT 출신의 민간 잠수사 김모 씨는 “구조 활동에 참가하겠다는 민간 잠수부 수십 명의 투입을 해경이 막고 있다”고 말했다. 민간 잠수사인 김영기 한국수중환경협회 대전본부장이 이날 오후 “수색 현장에 나갔던 잠수부 70여 명이 현장 철수 기자회견을 열 것”이라고 발표했다가 돌연 취소하기도 했다.

일부 민간 잠수부들의 주장에 대해 해경 관계자는 “정조시간대는 하루에 4회가량 생기는데 보통은 20∼30분이고 조류가 잠잠한 소조기라고 해도 1시간가량만 수중 작업이 가능하다”며 “이 짧은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는 정예요원을 선별해 잠수를 시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진도=조종엽 jjj@donga.com·백연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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