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어이없는 해경] 황당한 초동대처, 4분 날렸다
22일 공개된 전남소방본부 119 상황실과 목포해경의 신고 녹취록에 따르면 사고 당일 해경은 급박한 침몰 상황을 신고한 고등학생에게 알기 어려운 세월호의 위도와 경도를 묻는 등 이해하기 힘든 대처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세월호 침몰사고 최초 신고자는 단원고 2학년 6반 남학생으로 밝혀졌다. 이 학생은 사고 발생 일주일째인 현재까지 생존 여부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 학생은 16일 오전 8시 52분 32초에 자신의 휴대전화로 전남소방본부 119 상황실에 전화를 걸어 “살려 달라. 배가 침몰하는 것 같다”며 침몰 사실을 알렸다. 세월호가 제주VTS에 조난 신고를 한 것보다 3분 앞선 시각이다. 이 학생은 119 상황실에 “제주도에 가고 있었는데 여기 지금 배가 침몰하는 것 같아요”라고 밝혔다. 침몰 선박의 선명도 ‘세월호’라고 전했다.
해경은 최초 통화로부터 1분이 지난 뒤인 8시 55분 38초에야 배 이름이 뭐냐고 물었다. 가장 먼저 파악했어야 할 선박 이름보다 신고한 학생이 알지도 못하는 경·위도를 파악하는 데 시간을 보낸 것이다. 그때서야 학생으로부터 세월호가 침몰하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최초 신고 시간에서 4분 이상 지난 8시 56분 57초에 경비정을 출동시켰다. 이에 대해 해경 관계자는 “신고자가 처음에 선원인 것으로 착각했다”고 해명했다.
목포=정승호 기자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