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탈출하려고 문틈 잡고 얼마나 몸부림쳤으면…
세월호 침몰 사고 8일째인 23일 오전 진도 앞 사고 지점에서 구조작업을 하던 민간 잠수사들이 정조 때를 기다리며 선박 바로 앞에 설치된 바지선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21, 22일 이틀 동안 세월호 3층과 4층의 객실에서 발견된 시신의 상당수가 손가락이 골절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수색 작업에 참여했던 한 민간 잠수부는 “손가락 상태가 엉망이었고 골절이 있는 시신이 많았다”고 밝혔다. 세월호의 경우 배의 방향이 바뀌는 과정에서 배가 왼쪽으로 기울면서 출입문이 사실상 머리 위에 위치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승객들은 밖으로 탈출하기 위해 작은 틈이라도 붙잡고 문으로 기어오르려 했을 것으로 보인다. 10년 넘게 해상 사고를 담당해 온 해경 관계자는 “출입문 쪽으로 올라갔더라도 출입문이 닫혀 있었거나 물이 차올라 손잡이를 돌려도 문을 열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문틈으로라도 손을 넣어 필사적으로 문을 열려다 생긴 상처나 골절일 것”이라고 말했다.
진도=황금천 kchwang@donga.com·박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