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사고상황 재구성]
세월호의 선장 항해사 조타수 등 핵심 승무원들이 서로 책임을 떠넘기며 ‘자신은 잘못이 없다’는 주장을 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 등에 따르면 진도 여객선 침몰 당시 운항 책임자였던 선장 이준석 씨(69)와 3등 항해사 박한결 씨(26·여), 조타수 조준기 씨(56)가 검경합동 조사와 영장실질심사 과정에서 서로에게 책임을 미루는 ‘과실(過失) 폭탄 돌리기’를 하고 있다.
선장 이 씨는 합동수사본부 조사에서 “내가 운항했다면 사고가 나지 않았다”며 사고 책임을 당시 운항을 맡았던 항해사 박 씨와 조타수 조 씨에게 돌렸다. 엉덩이가 아프다던 이 씨는 병원 검진 결과 별다른 이상이 없었고 식사도 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타수 조 씨는 “조타를 제대로 했지만 뱃머리가 돌아가 키가 제대로 먹지 않았다”며 조타기의 작동 결함 쪽으로 원인을 몰고 있다.
그러나 검경은 선장 이 씨의 경우 맹골수도처럼 조류가 강한 지역을 지날 때 초보 항해사와 조타수에게만 운항을 맡긴 책임을 물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박 씨와 조 씨도 조류의 흐름과 배의 속도 등을 감안하지 않은 운항 미숙의 책임을 면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검경은 또 승무원들의 구호 책임 회피 여부를 입증하기 위해 선장 이 씨와 선원 14명의 탈출 시기와 경로를 일일이 확인하고 있다. 이들은 16일 사고 당시 브리지(선교)에 모여 있다가 탈출해 오전 9시 40분 해경 123정과 어선 등에 구조됐다. 검경은 당시 누가 먼저 탈출을 제안했는지, 언제 어떤 경로로 누가 먼저 탈출했는지 정밀조사하고 있다.
선장 이 씨 등 8명은 세월호에서 탈출한 뒤 진도 급수선 707호 등으로 옮겨 타 가장 먼저 진도 팽목항에 도착했다. 선장 이 씨 등은 진도한국병원으로 이송된 뒤 119구조대원이 향후 거처를 묻자 “귀가하겠다”고 답하는 등 사고현장에서 벗어나려는 듯한 태도도 보였다. 하지만 선장 등의 탈출 사실을 알게 된 해경 직원들이 곧 이들의 신병을 확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