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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국세청-금감원, 해운비리 전면 수사

입력 | 2014-04-23 03:00:00

청해진 오너 유병언 前세모회장, 14개 계열사 인수과정 의혹 포착
‘해수부 마피아’ 비리에도 초점




검찰과 국세청, 금융감독원 등이 침몰한 세월호의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73)의 탈세 의혹 등에 대한 전면 조사에 착수했다. 또 검찰은 해운업계의 고질적인 비리를 파헤치기 위해 부산지검에 특별수사팀을 구성하기로 했다. 이번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검경합동수사본부 외에 국가 사정기관이 총동원돼 해운 비리 전반을 척결하는 데 나선 것이다.

인천지검 특수부(부장 정순신)는 22일 유 전 회장이 지배하는 국내 회사 중 14개를 핵심 수사 대상으로 선정하고, 이 회사들의 인수 과정에서 나타난 의혹을 포함해 경영실태 전반에 대한 수사에 들어갔다. 검찰은 2005년 법정관리 상태였던 ㈜세모의 조선사업부를 세모의 하청업체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매입한 뒤 ㈜천해지를 설립했으며 이들의 지분 대부분이 2008년까지 여러 단계를 거쳐 유 전 회장 일가에 넘어간 정황을 포착했다.

검찰 관계자는 “세모 측은 법정관리 상태에서 600억 원 이상의 채무를 면제받은 뒤 하청업체들을 내세워 회사를 매입하고 시차를 두고 경영권을 다시 장악한 흔적이 있다”면서 “이 과정에서 법원을 의도적으로 속인 것은 아닌지, 관련 회사들의 횡령 또는 배임 혐의가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국세청은 이날 유 전 회장 일가와 계열사들의 국내 및 해외에서의 탈세 의혹에 대해 특별세무조사에 착수했고, 금감원도 해외자산을 취득하고 투자하는 과정에서 신고 의무를 위반하고 재산을 빼돌렸는지 등 불법 외국환거래 혐의에 대해 조사에 들어갔다. 유 전 회장 일가의 초기 해외 투자금은 270억 원이었지만 현재는 1000억 원대로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태 검찰총장은 이날 인천지검과 검경합동수사본부의 수사와는 별도로 부산지검에 해운업계의 구조적 비리를 수사하라고 지시했다. 부산지검 특별수사팀은 선사들의 이익단체인 해운조합을 중심으로 한 ‘해양수산부 마피아’의 각종 비리와 유착 의혹에 수사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최우열 dnsp@donga.com·이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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