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영화 포세이돈처럼 구조해야” 현실서 불가능한 주장 펼치고 “탑승자 무사귀환 바랍니다” 국민 슬픔 이용해 이름 알리기
6·4지방선거를 앞둔 후보자들 중 일부가 유권자들에게 ‘세월호 실종자들의 빠른 구조를 바란다. 후보자 ○○○’ 라는 내용으로 보낸 문자메시지. 이에 대해 시민들은 세월호 사고의 애도 분위기를 선거 운동에 이용하려는 속내가 보인다며 비판했다. 인터넷 화면 캡처
‘저는 어제 이곳(진도)에 와서 배 앞머리를 보이고 있는 뒤집혀진 침몰함을 보며 영화 ‘포세이돈 어드벤처’ 끝 부분을 생각해 내었습니다. 배 인양에만 매달리지 말고 해상 배 앞머리를 특수용접으로 철판은 떼어내고 파고들면서(마침 근처에 삼호현대중공업이 있음) 국내 최고 실력의 머구리를 긴급 공수해….’
송 예비후보의 주장은 이미 실현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판명돼 폐기된 지 오래다. 전문가들은 “여객선에 대한 상식조차 갖춰져 있지 않은 주장”이라고 지적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선박전자기계공학부 교수는 “영화같이 된다면 좋겠지만 현실에서는 불가능하다”며 “여객선 구조상 앞머리에 실종자가 있을 가능성도 없고 구멍을 뚫는 즉시 내부에 남은 공기가 빠져 배가 가라앉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검증되지 않은 섣부른 주장은 실종자 가족들에게 큰 상처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6·4지방선거 출마를 준비하는 후보자 중 일부는 이번 세월호 침몰 사고에 대한 국민적 애도 분위기를 이용해 눈도장을 받으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세월호 침몰 사고 다음 날이었던 17일 오전 충북도교육감 홍순규 예비후보는 한 학생이 침몰 직전 부모에게 보낸 ‘엄마, 내가 말 못할까봐 보내, 사랑해’라는 문자를 인용하며 ‘오늘 하루 선거운동을 중단하고 슬픔을 함께하며 하루를 보내려 합니다’라는 메시지를 유권자들에게 전송했다. 경남 김해시장 새누리당 임용택 예비후보도 ‘무사귀환을 기도합니다. 새누리당 김해시장 예비후보 임용택 ★경선기호 1번★’이란 문자를 같은 날 보냈다. 새누리당 대구시장 이재만 예비후보는 ‘…구조되기를 간절히 기도하겠습니다. 오늘부터 여론조사가 실시됩니다. 이재만을 적극 지지해 주시기 바라며…’란 문자를 보냈다.
문자메시지를 받은 유권자뿐 아니라 온라인을 통해 이 사실을 접한 시민 상당수는 “출마자들이 지금의 상황을 이용해 자신의 이름을 한 번 더 알리려고 꼼수를 부리는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안산=서동일 dong@donga.com·김성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