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문도와 백도 그리고 사도
여수 거문도 명물인 등대.
거문도는 1885년 영국 해군이 러시아의 조선 진출을 견제하기 위해 불법 점령했다. 당시 영국 해군은 거문도 발견자인 해밀턴의 이름을 따 해밀턴항으로 불렀다. 아이러니하게 거문도는 국내에서 최초로 테니스·당구가 보급된 곳이다. 현재 거문도에는 해밀턴 테니스장이 있다.
거문도에는 또 1905년에 세워진 등대나 영국 해군 수병들의 묘지가 있다. 서도마을 언덕에는 인어해양공원이 조성돼 있다. 거문도에는 인어가 어민들은 보호한다는 전설이 있다. 인어해양공원에는 돌담장, 자연석을 깐 1.5km 길이의 산책로가 이색적이다. 동백나무 천지인 거문도 본섬은 고도 동도 서도로 이뤄졌다. 내년에 섬 3개가 모두 다리로 연결된다.
여수시 화정면 사도는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의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섬이다. 평평한 바위 위에 공룡의 발자국들이 새겨져 있다. 사도(沙島)라는 명칭은 ‘바다 한가운데 모래로 쌓은 섬 같다’는 의미다. 7개 섬으로 이뤄진 사도는 음력 2월이 되면 섬을 따라 바닷물이 ㄷ자 형태로 갈라지는 장관을 연출한다.
사도 인근 하화도(下花島)는 동백꽃, 진달래꽃 등이 만발해 꽃 섬으로 불린다. 하화도 서쪽에 자리한 장구도를 잇는 길이 340m의 출렁다리가 올해 완공될 예정이다. 정현자 여수시 문화관광해설가는 “일상에 지친 직장인들도 하화도 등 섬에서 시간이 멈춘 듯한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