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설 반포수난구조대 업무 개시
16일 발생한 진도 세월호 침몰 사고로 발대식을 무기한 연기한 채 23일 정식 근무를 시작한 반포수난구조대 건물. 서울 영등포, 광진에 이어 반포수난구조대가 출범하면서 서울시 관할 한강 구역에 사고가 났을 때 4분 이내에 구조대가 출동할 수 있게 됐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한강에 새로 창설된 반포수난구조대가 이날 ‘조용히’ 정식 업무를 시작했다. 서울시 관할인 한강 구역은 강서구 개화동∼강동구 강일동에 이르는 41.5km 구간. 그동안 한강에서 일어난 수상 사고는 영등포와 광진수난구조대가 나눠 맡아왔다. 영등포 구조대는 1997년 5월에, 광진은 이듬해 11월에 발대했음을 감안하면 20년 가까이 두 구조대가 서울시민의 수상 안전을 책임져 왔던 셈이다.
영등포 구조대는 강서구 개화동∼반포대교 구간(22.1km), 광진 구조대는 반포대교∼강동구 강일동 구간(19.4km)을 각각 담당해왔다. 모두 긴 구간을 담당하다 보니 투신자살 등 급박한 사건이 발생하면 구조대 본부에서 먼 현장에는 빠른 출동이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반포수난구조대의 출범은 의미가 크다. 각 구조대의 관할 구역이 짧아져 서울시 관할 한강 전역에 구조대가 4분 이내에 출동할 수 있는 체계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사람이 물에 빠진 뒤 5분이 지나면 호흡기에 물이 차 생존 확률이 크게 떨어진다. 그러나 반포 구조대가 창설되면서 생존 확률을 대폭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 반포 구조대에는 현재 구조정 2척이 배치돼 있고, 10월에 추가로 구조정 2척과 제트스키 1대가 보강될 예정이다.
한강에 투신하는 사람은 다행히 감소하는 추세다. 2009년 210명이 투신했고 102명이 사망해 정점을 찍은 이후 점차 그 인원이 줄어 지난해에는 127명이 투신해 11명이 목숨을 잃었다. 구조대의 신속한 대처로 지난해에는 투신자 생존율을 92.3%까지 끌어올렸다.
현재 한강의 3개 수난구조대 소속 대원 57명 가운데 16명은 진도 앞바다에 내려가 구조 활동을 벌이고 있다. 남은 대원들은 유람선 침몰 대비 훈련 등을 하며 만일의 사고에 대비하고 있다. 특전사 출신인 최 팀장은 “세월호 구조 현장에는 구조대 동료뿐만 아니라 많은 군대 선후배들이 투입돼 있다. 이들이 최선을 다하고 있는 만큼 국민 여러분들이 응원을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