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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수도권]“한강 어디든 4분내 출동… 헛된 희생 막을 것”

입력 | 2014-04-24 03:00:00

신설 반포수난구조대 업무 개시




16일 발생한 진도 세월호 침몰 사고로 발대식을 무기한 연기한 채 23일 정식 근무를 시작한 반포수난구조대 건물. 서울 영등포, 광진에 이어 반포수난구조대가 출범하면서 서울시 관할 한강 구역에 사고가 났을 때 4분 이내에 구조대가 출동할 수 있게 됐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반포지구 한강공원 내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119특수구조단 수난구조대 사무실(동작구 동작대로 355-1). 당초 이날 오후 2시 박원순 서울시장이 참석한 가운데 반포수난구조대의 발대식이 열릴 예정이었지만 사무실은 적막했다. 전남 진도 세월호 침몰 사고로 발대식이 무기한 연기됐기 때문이다. 19명의 구조대원 중 홍성삼 구조대장(52)을 비롯한 6명은 세월호 구조 현장에 투입된 상황. 최병일 구조1팀장(51)은 “남은 대원들도 한강 해상 안전을 위해 비상근무에 돌입한 상태”라고 말했다.

한강에 새로 창설된 반포수난구조대가 이날 ‘조용히’ 정식 업무를 시작했다. 서울시 관할인 한강 구역은 강서구 개화동∼강동구 강일동에 이르는 41.5km 구간. 그동안 한강에서 일어난 수상 사고는 영등포와 광진수난구조대가 나눠 맡아왔다. 영등포 구조대는 1997년 5월에, 광진은 이듬해 11월에 발대했음을 감안하면 20년 가까이 두 구조대가 서울시민의 수상 안전을 책임져 왔던 셈이다.

영등포 구조대는 강서구 개화동∼반포대교 구간(22.1km), 광진 구조대는 반포대교∼강동구 강일동 구간(19.4km)을 각각 담당해왔다. 모두 긴 구간을 담당하다 보니 투신자살 등 급박한 사건이 발생하면 구조대 본부에서 먼 현장에는 빠른 출동이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런 문제점을 인식한 서울시 소방재난본부는 2009년 영등포와 광진 사이에 반포수난구조대 신설을 추진했고 5년 만에 문을 열게 된 것이다. 반포 구조대는 한강철교∼한남대교 구간(6.4km)을 관할한다. 이에 따라 영등포의 관할지역은 17.7km로 4.4km가, 광진은 17.4km로 2km가 각각 줄었다.

반포수난구조대의 출범은 의미가 크다. 각 구조대의 관할 구역이 짧아져 서울시 관할 한강 전역에 구조대가 4분 이내에 출동할 수 있는 체계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사람이 물에 빠진 뒤 5분이 지나면 호흡기에 물이 차 생존 확률이 크게 떨어진다. 그러나 반포 구조대가 창설되면서 생존 확률을 대폭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 반포 구조대에는 현재 구조정 2척이 배치돼 있고, 10월에 추가로 구조정 2척과 제트스키 1대가 보강될 예정이다.

한강에 투신하는 사람은 다행히 감소하는 추세다. 2009년 210명이 투신했고 102명이 사망해 정점을 찍은 이후 점차 그 인원이 줄어 지난해에는 127명이 투신해 11명이 목숨을 잃었다. 구조대의 신속한 대처로 지난해에는 투신자 생존율을 92.3%까지 끌어올렸다.

현재 한강의 3개 수난구조대 소속 대원 57명 가운데 16명은 진도 앞바다에 내려가 구조 활동을 벌이고 있다. 남은 대원들은 유람선 침몰 대비 훈련 등을 하며 만일의 사고에 대비하고 있다. 특전사 출신인 최 팀장은 “세월호 구조 현장에는 구조대 동료뿐만 아니라 많은 군대 선후배들이 투입돼 있다. 이들이 최선을 다하고 있는 만큼 국민 여러분들이 응원을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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