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연대 9명 ‘세월호’ 문책 주장… 일부선 “지방선거전 내각 쇄신” 野서도 압박… 개각론 확산될듯
새누리당 일부 초·재선 의원이 23일 세월호 침몰 참사와 관련해 정홍원 국무총리 교체를 포함한 내각 사퇴론을 공개적으로 거론해 파문이 일고 있다. 6·4지방선거 전 개각에 선을 긋고 있는 여권 내부에서 개각을 통한 국정 쇄신 방안이 이슈화된 것이다.
이날 국회에서 도시락 오찬을 한 초·재선 의원 9명은 재선(4명)의 김영우 김희정 조해진 홍일표 의원과 초선(5명)의 김희국 박창식 서용교 이이재 하태경 의원이다. 친이(친이명박) 친박(친박근혜) 소속이 망라됐지만 모두 ‘혁신연대’ 소속이다. 지난달 초·재선 의원 20명 정도가 결성한 혁신연대는 계파를 뛰어넘자는 명분을 내걸고 있다.
이날 회의는 세월호 참사 사건 전반에 걸친 대응책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다. 하지만 자연스럽게 개각 논의가 이뤄졌다는 후문이다. 일부 의원은 지방선거 전이라도 내각 쇄신이 필요할 만큼 위기 상황이라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날 혁신연대 소속 의원들이 단일 의견을 모은 것은 아니다. 재선 그룹 간사인 김영우 의원은 모임 직후 “총리 등 관련 부처 장관과 고위 공직자들의 책임이 커서 경질 또는 인사 조치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언급이 있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다만 우선 사고 수습이 시급한 만큼 그것은 차후에 논의되고 결정될 문제라는 의견이 대체적으로 모아졌다”고 말했다. 일부에서 개각의 필요성은 언급됐지만 ‘수습이 먼저’라는 여권의 대체적 기류에 공감했다고 한다. 김 의원은 원내지도부에도 회의에서 논의한 내용을 전달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권 내부에서 공개적으로 거론하길 꺼리는 개각론에 대해 공론의 장(場)을 처음 열었다는 정치적 의미가 있다.
현재로선 일단 사고 수습에 주력한 뒤 지방선거 이후에 개각을 논의하자는 의견이 많은 편이다. 이날 혁신연대 모임에 참석한 다른 의원은 “어차피 야당도 선거 과정에서 내각 총사퇴를 주장할 것이고, 지방선거 성적표도 나오기 때문에 선거가 끝난 뒤 대규모로 개각을 하면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여권 관계자는 “강병규 안전행정부 장관과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의 경우 임명된 지 얼마 안 됐고 사태 수습도 해야 하기 때문에 안전행정부 차관과 해양경찰청장 선에서 교체하는 방안도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야권 일각에선 내각 총사퇴 요구가 나오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설훈 의원은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현오석 경제부총리로부터 ‘재난대책 예산지원 보고’를 받은 뒤 “모든 국무위원이 함께 물러나면서 상황을 수습하는 방안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건의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