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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성보호급여 11년간 26배로 급증… 재원고갈 우려

입력 | 2014-04-24 03:00:00

[저녁을 돌려주세요]
고용보험기금 재정악화 대책 시급
스웨덴식 ‘부모보험’ 신설 주장도




고용노동부는 여성 근로자들이 출산 또는 육아를 이유로 불리한 처우를 받지 않도록 지난달부터 사업장들을 집중 점검하고 있다. 출산휴가나 육아휴직 중 회사를 그만둬 고용보험 피보험 자격을 상실한 근로자들을 선별한 뒤, 이들이 출산휴가나 육아휴직을 이유로 해고나 차별을 종용받았는지 등을 각 지역 고용노동지청 감독관들이 직접 조사하는 것. 정부는 법 위반 사안이 심각하다고 판단되는 사업장은 사용자를 고발해 형사처벌할 방침이다.

정부가 모성보호급여 지출을 늘리는 정책을 확대해 오면서도 고갈되고 있는 고용보험기금에 대해서는 근본 처방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갈 우려가 커지고 있는 고용보험기금과 별도로 ‘부모보험’ 등의 모성보호기금을 신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17일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주최로 열린 ‘출산휴가 및 육아휴직 급여의 사회적 분담방안 토론회’에서 발표자로 나선 김혜원 한국교원대 교수에 따르면 모성보호급여는 2002년 257억 원에서 지난해 6569억 원으로 증가했다. 이 기간에 육아휴직 이용자 수는 3763명에서 6만9618명으로 늘었다.

이 때문에 모성보호급여의 40%를 정부가 지원하자는 법안도 발의됐지만 정부가 수천억 원의 재정 부담을 이유로 반대하면서 국회에 계류 중이다. 정부 관계자는 “육아휴직을 쓰는 근로자는 정규직 등 상대적으로 나은 위치에 있는 근로자”라며 “정부 예산으로 고용보험 가입자에게만 혜택을 주는 것이 과연 적절한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김 교수는 대안으로 △육아휴직 급여 등을 건강보험으로 이관 △고용보험기금 내 모성보호 계정 신설 △부모보험 신설 등을 제시했다. 이 가운데 부모보험은 모성보호급여만을 목적으로 설치되는 독립적 사회보험으로 스웨덴이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고용보험이나 건강보험 등 기존 4대 보험처럼 새 보험기금을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부모보험을 포함해 제시된 대안들은 모두 기업과 개인의 보험금 부담 인상을 전제로 한 것이어서 도입까지는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김 교수는 “현 상황에서 고용보험기금의 재정 고갈 우려를 외면한다면 결국 국민 세금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여러 대안을 두고 관련 논의를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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