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유병언 수사] 국내외 계열사 30여곳 실질 지배… 부동산 보유액만 2000억원 넘어 美에도 145억 상당 아파트-저택
방문판매회사 다판다 압수수색 침몰한 세월호의 실소유주인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의 비리를 수사하는 검찰이 2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청해진해운의 계열사인 방문판매회사 다판다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뒤 증거물들을 상자에 담아 들고 나오고 있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검찰은 유 전 회장이 국내외에서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계열사가 최소 30여 곳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핵심 계열사들의 자산가치와 개인재산에 속하는 부동산 가격을 합하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최소 5600억 원에 육박한다. 검찰은 1997년 부채 4900억 원을 갚지 못해 부도를 냈던 유 전 회장이 16년 만에 막대한 재산을 다시 모은 데에는 편법이 동원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전방위 수사를 진행 중이다.
○ 국내외 곳곳에 숨겨둔 금싸라기 부동산
유 전 회장 일가는 해외에서도 대규모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 특히 미국에만 고급 아파트와 주택 등 145억 원 상당의 부동산을 유 전 회장의 자녀와 회사 명의로 보유하고 있다. 차남 혁기 씨는 2007년 8월 미국 뉴욕 시 근교에 345만 달러(약 40억 원) 상당의 대규모 저택을 매입했다. 앞서 2003년 10월 혁기 씨는 뉴욕 맨해튼 허드슨 강변에 위치한 고급 아파트를 175만 달러(약 20억 원)에 사들였다.
○ 은닉재산 찾아내 보상금 사재출연 압박할 듯
검찰은 유 전 회장이 국내외 부동산을 돌려막기식으로 매입하며 자금세탁 또는 재산은닉을 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검찰은 세월호 참사 사망·실종자 가족에 대한 보상금을 확보하기 위해 유 전 회장 일가의 은닉재산을 찾아내려 하고 있다.
검찰은 이미 확보한 청해진해운 내부 결재자료 등을 통해 오너가 실질적인 지배권을 갖고 있다는 증거를 상당수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유 전 회장 일가 재산에 대한 압류 절차에도 즉시 착수해 재산을 처분할 시간적인 여유를 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995년 당시 502명의 사망자를 낸 삼풍백화점 사고 때도 검찰은 고 이준 전 삼풍건설산업 회장을 업무상횡령, 뇌물공여 등 혐의까지 수사해 구속 기소한 바 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